인천공항 검역에 600여명 진땀…한국 땅 밟자마자 증상 체크

하루 2만명 안팎이던 중국발 승객 1만명 밑돌아…복잡한 검역 과정에도 적극 협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한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 시행 이틀째인 5일 인천공항에서는 검역관뿐 아니라 군, 경찰, 공항공사 직원 등 수백 명이 '철통 검역'을 위해 진땀을 쏟았다.

검역 대상 승객들 역시 과정이 복잡하고 번거로운데도 검역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모양새였다.

검역 당국에 따르면 이날 인천공항에서 검역 업무에 투입된 인원은 총 612명이다.

국립인천공항검역소는 사실상 전 직원에 해당하는 133명이 투입됐다.

여기에 군(통역·간호장교, 군의관 등 221명), 경찰(76명), 인천공항공사 직원(132명) 등이 승객 인솔·연락처 확인 등 지원업무에 참여했다.

검역 당국 관계자는 "인원이 충분하다고는 못하겠지만 여러 곳에서 지원을 받은 덕분에 당장 운영에 지장은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평소 하루 2만 명 안팎이던 중국발 항공기 승객 수가 1만 명 정도로 급감해 한숨을 돌렸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에 따르면 실제로 중국 노선 도착 여객 수는 전날 8천956명에 그쳤다.

이날도 9천명 정도로 예상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기 전(작년 12월 일평균 1만7천명)보다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이날 중국에서 온 내·외국인들은 발열·호흡기 증상 여부와 국내 연락처를 확인받는 복잡한 검역 과정을 묵묵하게 소화했다.

오전 11시께에는 상하이, 우시, 난징 등 중국에서 출발한 항공기들이 연이어 탑승동에 도착했다.

탑승객들은 항공기에서 내리자마자 발열·호흡기 증상이 있는지부터 확인받았다.

증상이 있는 사람이 공항 내에서 이동하면서 바이러스를 전파하지 못하도록 즉시 격리해 치료 등 절차를 밟기 위해서다.

무증상이 확인된 승객들은 제1터미널의 A구역 검역대로 이동하기에 앞서 각자 여권을 인솔자에게 제출했다.

인솔자들은 승객들을 중국 전용 입국심사대 앞에 데려온 이후 여권을 되돌려줬다.

인솔자가 승객들의 여권을 잠시 보관한 것은 탑승동에서 1터미널 입국심사대까지 이동하는 사이에 승객이 이탈하는 것을 막는 차원이다.

여권을 돌려받은 승객들은 전용 입국심사대 앞에 설치된 전화기 20여대로 국내 연락처도 확인받았다.

연락처가 확인되지 않으면 입국이 거부된다.

연락처가 확인된 승객들은 검역이 완료됐다는 내용의 '검역 확인증'을 받고 나서야 입국 심사를 받았다.

입국 심사에서도 만약 후베이성 체류 기록이 발견되면 입국이 거부된다.

이러한 검역 과정에 대해 불평을 제기하는 승객은 찾기 어려웠다.

중국 난징에서 온 한 중국인 여성 승객은 "(검역 절차에 관해) 한국이 이 방면에서 굉장히 잘했다"며 "평상시보다 서너가지 절차가 늘었지만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절차별로 매우 빠르게 진행됐고 불편한 점이 딱히 없었다"고 말했다.

중국 우시에 체류하다 딸들과 귀국한 형모(45)씨는 "감염자가 늘고 있다는 소식에 마음이 혼란스러웠는데 한국 와서 보니까 불안감보다 안도감이 든다"며 "검역 과정에 불편한 점은 없었다.

오히려 복잡한 공항에서 안내 요원이 인솔해줘 더 편안하게 왔다"며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