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대학에 4주 이내의 개강연기를 권고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학사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성균관대학교 건물 입구에 부착된 외부인 출입통제 안내문/사진=연합뉴스
교육부가 대학에 4주 이내의 개강연기를 권고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학사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성균관대학교 건물 입구에 부착된 외부인 출입통제 안내문/사진=연합뉴스
중국인 유학생의 대거 입국으로 인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국내 확산 우려에 교육부가 사상 최초로 대학에 개강 연기를 권고한 가운데, 일부 학교를 제외한 초·중·고등학교는 오는 3월 1일 정상적으로 개학할 전망이다.

5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범부처 유학생 지원단 확대 회의'를 열고 "대학에 4주 이내 개강연기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교육부의 개강 연기 권고는 중국의 명절인 '춘제'가 지나고 3월 개강이 시작되며 7만 여명에 이르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국내에 들어올 것이 예상됨에 따라 신종 코로나 국내 확산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이미 자체적으로 개학 연기를 발표한 대학들도 있다. 단국대·서강대·서울시립대·중앙대는 2주, 경희대는 1주 개강을 미루겠다고 했다.

다만 대학과 달리 초·중·고등학교의 경우 정상적으로 개학 일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유 장관 역시 이날 초·중·고등학교의 개학 연기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중국과 교류가 많은 대학과 달리 초·중·고는 중국 출신이거나 중국을 다녀온 학생과 교직원 등이 많지 않다"면서 "초·중·고 3월 개학 연기까지는 현재 단계에서 필요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학 연기 대신 교육부는 초·중·고교가 2월에 며칠 남아있는 2019학년도 수업 일수는 일부 감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렇다고 초·중·고교가 휴업이나 개학 연기가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의 학교 △ 2·3차 감염 지역 및 능동감시 대상자가 발생한 지역의 학교 △ 확진자 이동 동선에 따라 지역 감염이 우려되는 학교 등은 교육 당국과 협의를 거쳐 휴업할 수 있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은 5일 신종코로나 환자가 방문한 중랑·성북구 소재 유·초·중·고 42개 학교에 5일 휴업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휴업 대상학교는 해당 지역 학교 중 확진자 자택 인근에 위치한 유·초등학교 5개의 교와 확진자의 장시간 체류장소 인근에 위치한 유·초·중·고교 37개의 학교다. 휴업 기간은 확진 판정일인(1.30) 이후 14일 잠복기를 고려해 오는 6일부터 13일까지다.

서울 마포구 중동초는 지난 4일부터 오는 7일까지 휴업을 결정했다. 이 학교 재학생 A군이 지난 2일 보건당국으로부터 자가격리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이 학교 측에 전달되자 학교는 서부교육지원청·마포구보건소 등과 협의해 4일부터 나흘간 휴업하기로 했다.

A군은 지난달 12번째 확진자가 방문한 병원에서 같은 날 진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돼 지난 3일 오전 A군은 자가격리에 들어간 상태다.

서울 양천구 목운초의 경우엔 재학생 학부모가 12번째 확진자와 접촉한 게 알려지면서 지난 4일부터 오는 7일까지 휴업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목운초 학부모의 자녀가 다닌 학원 6곳을 포함한 50여곳에 휴원을 권고한 상태다.
'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

KF80 이상 마스크 쓰고…꼼꼼히 손 씻어 '간접 접촉 전파' 막아야

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입 가리고
불필요한 병원 방문 최대한 자제
감염 의심되면 1339로 신고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감염
'대학은 개강 연기 권고하면서'…초중고는 그대로 정상 개학?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