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계일보 창간 31주년 기념식'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전 국무총리)이 악수하고 있다. 2020.2.3.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3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계일보 창간 31주년 기념식'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전 국무총리)이 악수하고 있다. 2020.2.3.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서울 종로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의 총선 빅매치가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 데 대해 "제 할 일도 바쁘니까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상대가 누구든 신경 쓰지 않고 선거운동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전 총리는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회장과 면담한 뒤 기자들이 "종로에 황 대표가 안 나온다고 하고 다른 분이 거론된다"며 견해를 묻자 이같이 답변했다.

이어 "선거운동 기간이 굉장히 짧아 종로 공부를 서둘러야 한다"며 "신종코로나 사태로 인한 제약의 범위 안에서 급한 일부터 해나가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벅차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초 수도권 험지 출마를 공식화한 황 대표는 이날 오전에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출마 지역을 정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당 안팎에선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출마하는 종로로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많은 상황이었다. 이에 황 대표는 "제가 어디에 출마할 것인지는 제 개인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다"며 "당 전체의 전략 차원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이리 오라면 이리 오고, 인재 발표하라면 이때 발표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며 자신의 공천을 둘러싼 주변의 의견에 불편한 기색을 비쳤다. 사실상 종로 출마를 염두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총리는 "예전부터 문제 중심, 일 중심의 선거운동을 선호한다"며 "당분간 종로 현안을 파악할 수 있는 현장 행보와 업종별·직능별 간담회 같은 형식의 선거운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한교총 방문은 설 연휴 전 시작한 7대 종단 지도자 예방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김 목사가 "국민의 기대가 크니까 훌륭한 정치 지도자가 됐으면 한다"고 덕담을 건네자 이 전 총리는 "정치 영역이 국민 통합, 경제, 국제관계에서 국민이 가진 일말의 불안감에 대한 답을 드리고 내일에 대한 걱정을 없애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국회에서 일하다 도지사·총리로 일한 게 6년쯤 된다. 역시 행정은 온실 같은 곳이다. 다시 나오니까 바람도 쌀쌀하다"며 "문제는 행정부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더 거칠게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국민통합의 문제는 종교 지도자들에게 도움을 청하겠다"고 말했고 김 목사는 "어쨌든 시민들이 광장에 안 나올 수 있도록 정치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 전 국무총리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지지율 30%로 8개월 연속 1위를 이어갔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전 총리는 지난해 12월 조사에 비해 0.5%포인트 오른 29.9%로 나타났다.

황 대표는 지난 조사에 비해 2.4%포인트 내린 17.7%로 2위를 차지했다. 황 대표와 이 전 총리의 선호도 격차는 9.3%포인트에서 12.2%포인트로 벌어졌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