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환자, 2회 이상 연속 바이러스 '음성'…타인 전파 우려 없다"
"2번 환자에 HIV 치료제 '칼레트라' 투여…10일 뒤 외래진료 예정"
신종코로나 2번환자 첫 완쾌·퇴원…"1번환자도 격리해제 검토"
국내에서 두 번째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확진된 2번 환자(55세 남성. 한국인)가 처음으로 완쾌돼 5일 퇴원했다.

바이러스 검사에서 2회 이상 '음성' 판정을 받는 등 감염력이 사라졌다.

전문가들은 이 환자가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우려가 없다고 확인했다.

이 환자는 앞으로 별다른 제약 없이 모든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단 신종 감염병 관리 차원에서 추적 관찰을 위한 외래 진료 등을 받아야 한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2번 환자가 지난달 24일 이 병원에 입원해 격리치료를 받은 지 13일 만에 퇴원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주치의를 맡았던 진범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내과전문의에 따르면 환자는 입원 당시 인후통 외에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

그러나 복용 중이던 해열제를 중단하자 체온이 38도까지 상승했다.

의료진은 2번 환자의 입원 3일째 항바이러스제 투여를 결정했다.

2번 환자에게 투여한 항바이러스제는 먹는 에이즈(HIV) 치료제인 '칼레트라'다.

로피나비르와 리토나비르 성분의 혼합제로, HIV의 증식에 필요한 효소(단백질 분해효소)의 활성을 억제한다.

진 전문의는 "결정적 영향을 미쳤는지는 모르지만 항바이러스제 투여 3일째부터 흉부 엑스레이상에서 호전 소견을 보였고 입원 7일째부터는 기침 등도 소실됐다"며 "이후 6회 연속 상기도, 하기도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등 격리해제 기준을 충족했다"고 말했다.

24시간 간격으로 2번 시행한 PCR 검사가 모두 음성으로 확인되면 의료진의 판단하에 퇴원할 수 있다.

진 전문의는 "퇴원 기준은 이미 충족했지만 최대한 보수적이고 신중하게 접근하기 위해 전문가 회의를 거쳤다"며 "최대한 안전한 상태에서 퇴원하는 데 초점을 두고 퇴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환자의 퇴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임상태스크포스(TF)와 질병관리본부가 함께 결정했다.

중앙임상TF는 신종 코로나 감염증 진료에 관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기 위한 임상전문가 네트워크다.

신종 코로나 환자 주치의, 대한감염학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
신종코로나 2번환자 첫 완쾌·퇴원…"1번환자도 격리해제 검토"
의료진은 임상 증상과 감염력이 모두 사라진 만큼 외부에 (바이러스를) 전파할 위험도 없다고 밝혔다.

방지환 중앙임상TF팀장(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은 "바이러스가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 확인했다"며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거라는 우려는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다만 국립중앙의료원은 신종 감염병 관리 차원에서 환자에 대한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봤다.

진 전문의는 "정기적으로 추적 관찰하며 예상치 못한 합병증을 봐야 한다"며 "구체적인 계획은 말하기 어렵지만 엑스레이, 혈액검사, 폐 기능 검사 등을 종합적으로 시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환자는 열흘 뒤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외래진료를 받기로 했다.

이 외 추적 조사에 대해서는 질본과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배석한 인천의료원 의료진은 국내 첫 신종코로나 환자인 1번 환자((35세 여성, 중국인)에게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고 있다며 격리해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진용 인천의료원 감염내과 전문의는 "1번 환자의 임상 증상이 소실된 월요일(3일)부터 화요일(4일)까지 (바이러스) 검사를 진행했다"면서 "두 번 모두 '음성' 결과를 얻으면 목요일(6일)께 '격리해제'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1일과 2일 진행한 바이러스 검사에서는 결괏값이 모두 '음성'이었다.

다만 1번 환자는 격리해제가 되더라도 퇴원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 전문의는 "우리 환자는 중국인이고 우한으로 돌아가는 하늘길이 끊겨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1, 2번 환자 사례를 토대로 신종 코로나 감염증 치료 가이드라인이 마련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렸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그 정도의 근거는 없다"는 입장이다.

어떤 약이 효과가 있다고 말할 때는 상당한 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방 팀장은 "가이드라인이라기보다는 중증 환자에 쓰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정도"라며 "그나마 기대를 걸고 있는 약은 2번 환자에 썼던 칼레트라로 본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