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신도시 아파트 전경(자료 한경DB)
위례신도시 아파트 전경(자료 한경DB)
"풍선효과가 이제 시작되나 봅니다", "찾아오시는 대부분이 30대들이 많습니다"…

위례신도시, 미사강변도시와 같은 강남권에 주변 신도시들이 들썩이고 있다. 수개월 만에 아파트 매매가가 신고가를 경신하는 한편, 나왔던 매물들도 하나 둘씩 들어가고 있다. 소형에 매매가가 9억원 미만이었던 아파트가 시세를 주도하면서, 이제는 10억원을 넘보고 있다.

정부가 서울 강남권을 대상으로 고강도 압박을 가하면서 강남 집값은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집값이 너무 올랐다는 분위기에 거래조차 뜸했던 위례신도시와 미사강변도시에서는 모처럼 신고가가 출현하고 있다. 이들 신도시는 새 아파트 효과에 입주시점에서는 집값이 치솟았지만, 교통을 비롯한 인프라가 미비해 다시 약세를 보였던 곳이다. 매물이 수개월간 안 나가거나 집값에 비해 전셋값이 절반 정도인 게 예삿일이었다.

그러다가 최근 반전을 맞았다.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튀어 오르면서 지역 집값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지하철역 개통이라는 호재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12·16대책 이후 이러한 추세는 확산되고 있다.

◆ 위례 소형 아파트, 반 년 만에 4억원 이상 '급등'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조회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창곡동 '위례 자연앤센트럴자이'(1413가구)의 소형 아파트값이 10억원 언저리까지 치솟았다. 이 아파트는 전용 51㎡, 59㎡와 같은 소형이 몰려 있는데다 초중학교과 상업시설들이 가까워 위례신도시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단지다. 지난해 6월만 하더라도 5억원대에 거래됐던 전용 51㎡(옛 22평)는 하반기들어 급등세를 보이더니, 이제는 9억원에 거래가 체결되고 있다. 인근 부동산을 중심으로 9억9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거래 뜸했었는데"…위례·미사, 소형 아파트값 신고가 '점프'
전용 59㎡는 지난해 12월초만 하더라도 9억원대에 거래됐지만, 연말들어 11억8500만원까지 집값이 치솟았다. 최근에는 매물들이 일제히 가격을 올리면서 12억원대까지 나와 있는 상태다. 창곡동 A공인 관계자는 "소형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면서 중형과 중대형도 따라가는 모양새다"라며 "작년 하반기부터 조금씩 움직이더니, 연말연시에는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위례신도시에서는 지난달 들어 전고점을 넘어서면서 거래된 단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자연앤 래미안e편한세상을 비롯해 위례역 푸르지오6단지, 위례자이, 위례센트럴푸르지오, 위례아트푸르지오 등이다. 이 중 소형이 포함된 대단지인 자연앤 래미안e편한세상(1540가구)는 모든 면적들이 2~3개월 만에 1억원 이상이 오르면서 전고점을 뚫었다. 전용 75㎡는 11억5000만원에 거래가 된 이후 매물이 자취를 감춘 상태다. 집주인들이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매물을 거뒀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사들의 얘기다.

위례신도시는 지난해말 서울 지하철 8호선 위례역이 착공에 들어가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역사는 내년 하반기 문을 열 예정이다. 지역에서는 2027년에야 개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위례-신사선 보다는 지하철 역사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면서 위례신도시에서 송파권역 보다는 성남권역의 집값이 더 들썩이고 있는 상황이다.

분양을 받아 입주시부터 거주중인 이 모씨는 "위례신도시 집값이 부침이 좀 있긴 했지만, 최근에 교통문제가 해결될 분위기다보니 지역 주민들 간에는 안도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가격이 한창 뛰었던 적이 있다보니 '가격 급등' 보다는 '가격 회복'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 미사강변도시, 상반기 개통되는 미사역 부근 '품귀'

경기도 하남시 망월동 일대의 미사강변도시도 분위기가 비슷하다.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선이 상반기에 개통할 예정이어서 신설역(미사역) 주변 아파트값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 기존에 기록했던 고점을 수 개월만에 회복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대단지 소형이 먼저 오르면서 중형을 끌고 가는 모양새다.
미사강변도시 전경(자료 한경DB )
미사강변도시 전경(자료 한경DB )
'미사강변푸르지오'(1188가구)는 전용 75㎡가 작년 12월29일에 8억1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6억원대에 거래됐던 아파트였지만, 하반기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신설역 주변에 있는 '미사강변 골든센트로'(1541가구) 역시 전용 59㎡가 작년 12월말에 7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6개월 여만에 거래가가 2억원 가까이 뛰었다. 이 마저도 매물이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전용 59㎡가 있는 미사강변루나리움 역시 지난달 6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무려 17개월 만에 전고점을 돌파하게 됐다. 전용 84㎡ 역시 8억1300만원에 거래가를 찍으면서 3개월 전 기록했던 신고가보다 8300만원 올랐다. 이 단지는 서울인 강일 리버파크 5단지와 길을 마주하고 있는데, 최근 가격이 오르면서 집값 또한 비슷해졌다.

중형(옛 30평대 중후반) 역시 줄줄이 전고가를 넘고 있다. 미사강변리버뷰자이는 지난달 13일 9억5000만원에 거래돼 8개월 만에 신고가를 썼다. 미사강변센트리버 5개월 만에 전고점을 7000만원 넘으면서 7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고덕동의 B공인중개사는 "고덕동 일대의 새 아파트 소형이 최근 12억원을 넘을 정도로 올랐다"며 "기존에 전세로 살던 30~40대 젊은 부부들이 전셋값이 1억~2억원 정도 보태서 내 집을 살 수 있는 미사강변도시에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