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of the week] 걸프만서 여전히 유효한 40년 前 '카터 독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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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 테일러 디너먼 국가안보 전문 논평가
카터 독트린 내용은
"걸프 장악 위한 외부의 시도는
美 이익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
군사력 포함 모든 수단으로 격퇴"
카터 독트린 내용은
"걸프 장악 위한 외부의 시도는
美 이익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
군사력 포함 모든 수단으로 격퇴"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이란의 가셈 솔레이마니 소장을 제거하는 데 숨은 역할을 했다. 제39대 미국 대통령인 그는 1980년 1월 23일 연두교서에서 ‘카터 독트린’을 발표했다. “페르시아만 지역을 장악하기 위한 외부 세력의 시도는 미국의 중대한 이익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될 것이다. 그러한 공격은 군사력을 포함한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격퇴할 것이다.”
카터 전 대통령이 퇴임한 지 오랜 뒤에도 이 교리는 그의 가장 성공적인 정책 중 하나라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미국이 중동 지역에서 신뢰할 수 있는 군사적 옵션을 갖기까지는 몇 년이 걸렸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대가 돼서야 결국 미국이 걸프만에서 군사적 우위를 확실히 점하게 됐다.
카터 전 대통령은 1983년 미 중부사령부로 재편된 신속배치합동대책반을 창설해 이 독트린을 뒷받침했다. 미국은 △이란-미국 탱커 전쟁(1986~1988년) △걸프전(1991년) △2003년 사담 후세인 전복 △이라크 반군과 이슬람국가(IS) 공격 등에서 힘의 우위를 입증했다. 솔레이마니를 죽인 지난 1월 3일의 일은 사실상 카터 독트린을 가장 최근에 적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란의 위협과 예멘에서의 전투가 진행되는 가운데 세계 석유 공급의 상당 부분이 미군 감시 아래 안전하게 페르시아만을 통해 흘러나온다. 미국이 없다면 세계 석유 공급은 차질이 불가피하다.
시리아에서 미국의 역할은 줄어들지 모르지만, 미국은 완전히 철수하려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여전히 중동 지역의 안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오사마 빈 라덴뿐 아니라 카터 전 대통령에게도 걸프만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명백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을 다루는 것은 어찌 보면 끝이 없고 헛된 것으로 보이지만, 그럴 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는 셈이다. 아프가니스탄의 바그람과 칸다하르의 미군 기지는 한때 영국의 지중해 지배에 있었던 지브롤터처럼, 중동 지역에서의 미국 군사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
카터 독트린이 성공했다는 증거 중 하나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미국 좌파 정치인의 적개심이다. 이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가 분명 미국과 협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우디의 인권 기록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그들의 지정학적 중요성도 변하지 않았다. 미국은 중동에서 영향력 유지를 위해 사우디와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
카터 전 대통령이 그의 독트린을 내세울 때 이란은 미국 대사관을 점거하고 53명의 미국인을 인질로 잡고 있었다. 석유수출국기구는 1973년과 1979년에 그랬던 것과 같이 석유 공급을 제한함으로써 미국을 포함한 서구 경제를 교란시킬 태세였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강경한 칼을 뽑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1981년 레이건 전 대통령이 카터 독트린을 계승해 강경한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지금의 안정을 지킬 수 있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사우디를 비롯한 아랍계 석유국들의 지원을 받아 사실상 이란 수출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란에 대한 경제적 압박은 효과적이고 또 치명적이다.
미국은 지난 40년 동안 이 지역에서 비감정적이고 냉혹한 정책을 추구해온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이 지역에서 도덕, 인권, 민주주의 등의 기본 가치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란 등의 입장에서 보면 그들이 미국을 비난하는 게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미국과 소련이 대치하던 시절 외교전문가 조지 케넌은 ‘소련 봉쇄’를 주장해 자신의 이름이 냉전시대의 상징이 된 것을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마찬가지로 카터 전 대통령은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이 무자비한 독트린을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케넌의 ‘봉쇄론’과 마찬가지로 카터 독트린은 미국의 이익을 증진하는 데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것으로 증명되고 있다. 솔레이마니 제거에 대해 여러 평가가 많다. 하지만 이 독트린은 여전히 중동에서 유효하고, 또 미국의 이익 하나만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세계는 잊지 말아야 한다.
원제=Jimmy Carter’s Persian Gulf Success
정리=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THE WALL STREET JOURNAL 한경 독점제휴
카터 전 대통령이 퇴임한 지 오랜 뒤에도 이 교리는 그의 가장 성공적인 정책 중 하나라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미국이 중동 지역에서 신뢰할 수 있는 군사적 옵션을 갖기까지는 몇 년이 걸렸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대가 돼서야 결국 미국이 걸프만에서 군사적 우위를 확실히 점하게 됐다.
카터 전 대통령은 1983년 미 중부사령부로 재편된 신속배치합동대책반을 창설해 이 독트린을 뒷받침했다. 미국은 △이란-미국 탱커 전쟁(1986~1988년) △걸프전(1991년) △2003년 사담 후세인 전복 △이라크 반군과 이슬람국가(IS) 공격 등에서 힘의 우위를 입증했다. 솔레이마니를 죽인 지난 1월 3일의 일은 사실상 카터 독트린을 가장 최근에 적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란의 위협과 예멘에서의 전투가 진행되는 가운데 세계 석유 공급의 상당 부분이 미군 감시 아래 안전하게 페르시아만을 통해 흘러나온다. 미국이 없다면 세계 석유 공급은 차질이 불가피하다.
시리아에서 미국의 역할은 줄어들지 모르지만, 미국은 완전히 철수하려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여전히 중동 지역의 안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오사마 빈 라덴뿐 아니라 카터 전 대통령에게도 걸프만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명백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을 다루는 것은 어찌 보면 끝이 없고 헛된 것으로 보이지만, 그럴 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는 셈이다. 아프가니스탄의 바그람과 칸다하르의 미군 기지는 한때 영국의 지중해 지배에 있었던 지브롤터처럼, 중동 지역에서의 미국 군사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
카터 독트린이 성공했다는 증거 중 하나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미국 좌파 정치인의 적개심이다. 이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가 분명 미국과 협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우디의 인권 기록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그들의 지정학적 중요성도 변하지 않았다. 미국은 중동에서 영향력 유지를 위해 사우디와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
카터 전 대통령이 그의 독트린을 내세울 때 이란은 미국 대사관을 점거하고 53명의 미국인을 인질로 잡고 있었다. 석유수출국기구는 1973년과 1979년에 그랬던 것과 같이 석유 공급을 제한함으로써 미국을 포함한 서구 경제를 교란시킬 태세였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강경한 칼을 뽑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1981년 레이건 전 대통령이 카터 독트린을 계승해 강경한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지금의 안정을 지킬 수 있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사우디를 비롯한 아랍계 석유국들의 지원을 받아 사실상 이란 수출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란에 대한 경제적 압박은 효과적이고 또 치명적이다.
미국은 지난 40년 동안 이 지역에서 비감정적이고 냉혹한 정책을 추구해온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이 지역에서 도덕, 인권, 민주주의 등의 기본 가치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란 등의 입장에서 보면 그들이 미국을 비난하는 게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미국과 소련이 대치하던 시절 외교전문가 조지 케넌은 ‘소련 봉쇄’를 주장해 자신의 이름이 냉전시대의 상징이 된 것을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마찬가지로 카터 전 대통령은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이 무자비한 독트린을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케넌의 ‘봉쇄론’과 마찬가지로 카터 독트린은 미국의 이익을 증진하는 데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것으로 증명되고 있다. 솔레이마니 제거에 대해 여러 평가가 많다. 하지만 이 독트린은 여전히 중동에서 유효하고, 또 미국의 이익 하나만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세계는 잊지 말아야 한다.
원제=Jimmy Carter’s Persian Gulf Success
정리=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THE WALL STREET JOURNAL 한경 독점제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