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왼쪽부터) /사진=연합뉴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왼쪽부터) /사진=연합뉴스
과거 더불어민주당을 대거 탈당한 뒤 국민의당 창당에 힘을 모았던 호남계 인사들이 또다시 뭉칠 전망이다. 이들은 4년 전 국민의당 돌풍을 기대하며 '시즌2'를 구상 중이다. 하지만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없는 상황인 만큼 이들의 장밋빛 전망은 희망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바른미래당은 대안신당·민주평화당과의 '제3지대 통합'을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한 당내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를 구성한다. 통추위원장은 당대표를 지낸 4선 중진 박주선 의원이 맡는다.

이로써 호남계를 주축으로 하고 있는 세 정당은 모두 통추위를 구성하게 됐다. 대안신당은 유성엽 의원이 이미 통추위원장으로 활동해왔으며 통추위를 추진 중인 평화당은 4선 중진 조배숙 의원이 통추위원장을 맡을 전망이다.

바른미래당은 오는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내 통추위 구성 및 인선을 의결할 예정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유 위원장은 5일 통합의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여의도 인근에서 비공개 회동을 하기도 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안신당·민주평화당과의 통합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불과 몇 시간 뒤인 같은날 오후 유 위원장을 만난 것이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바른미래당의 당내 통추위 구성 이후, 제3지대 통합과 관련한 향후 로드맵을 깊이 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와 유 위원장은 지난 3일에도 비공개 회동을 진행했었다. 당시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대안신당·평화당 등 3당이 이달 중순까지 통합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회동 직후 지역 행사 관계로 지역구 전북 정읍으로 낙향한 유 위원장은 6일 첫 열차 편으로 다시 상경, 대안신당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손 대표와 나눈 회동 내용을 공유할 계획이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같은날 오전 창당 2주년을 기념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조배숙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통합 추진 기구 구성안을 발표한다.

통추위 구성을 마친 3당은 향후 △당내 통추위 간의 통합 조율 △통합 선언 △범정당 통추위 구성 △통합 창당대회 순서로 통합을 진행한다.

이들은 통합된 정당을 기반으로 4·15 총선을 치른다는 계획이다. 3당 소속 인사들은 지난 20대 총선 당시 호남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던 만큼 상황을 낙관하고 있다.

이들의 통합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안 전 의원이 없는 이번 통합은 노회한 호남계 의원들의 정략적인 의도로 비춰질 수 있어서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