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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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대형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일본에서 100억엔(1077억원)이상 자산을 보유한 슈퍼리치만을 대상으로 하는 자산운용사업을 시작키로 했습니다. 최저 투자금액은 10억엔(107억원)으로 삼았습니다. ‘푼돈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거부만을 대상으로 신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인데요. 초부유층 대상 자산운용사업은 금융업계에서 얼마 남지 않은 성장사업으로 꼽히고 있다고 합니다. 과연 골드만삭스가 거부들만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사업이 어느 정도 결실을 맺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글로벌 각지에서 슈퍼리치를 대상으로 한 머니 쟁탈전이 격화하면서 골드만삭스가 일본에서 슈퍼리치 전용 자산운용사업을 시작키로 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부유층 전용 자산관리부서를 만들었고, 조만간 슈퍼리치의 자금운용을 자문하는 프라이빗 뱅커를 채용할 계획입니다. 5~10년 안에 운용자산 규모를 1조엔(107678억원)수준으로 키운다는 목표입니다.

골드만삭스가 사업 타깃으로 삼은 대상은 자산 100억엔 이상의 초부유층입니다. 다른 외국계 투자은행, 증권사 등이 상대하는 고객보다 한 단계 자산규모가 많은 계층에 집중한 것입니다. 고객 당 최저 운용자금 규모도 10억엔으로 상정했습니다. 단순히 금융상품 매매를 하는 게 아니라 금융사,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자금운용 노하우를 활용해 고객의 요구에 맞춘 특별 주문 상품 투자를 하거나 부유층만이 할 수 있는 사모펀드·헤지펀드 투자 기회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 슈퍼리치를 대상으로 약 538조원의 자금을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반적인 부유층 시장 점유율은 1%에 불과하지만 슈퍼리치 대상 점유율은 7%에 달할 정도로, 초부유층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지난해 슈퍼리치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금융사 유나이티드캐피털파이낸셜파트너스를 75000만달러(8865억원)에 인수하는 등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초부유층 대상 산업은 금융계에서 얼마 남지 않은 고성장 분야라고 합니다. 수익성도 일반 고객 대상 사업에 비해 크게 높다고 합니다. UBS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달러(11818억원)이상 보유한 슈퍼 리치가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굴리는 자금은 6조달러(7092조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최근 10년간 운용 자산 규모가 2배 이상 늘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일본 내 순금융자산 보유액 5억엔(53억원)이상 보유자가 84000가구(노무라종합연구소 추산)에 이르고 있어 골드만삭스가 일본 시장도 노려볼만한 수준이 된 것으로 판단했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일본의 슈퍼리치를 대상으로 한 사업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장벽도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미국 등에 비해 일본은 빈부의 차가 적은 편이고, 슈퍼리치들도 노무라증권이나 다이와증권 등 일본계 금융사와 오랜 기간 인연을 맺고 있어 파트너를 손쉽게 바꾸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기 때문입니다. 앞서 HSBC, 스탠다드차타드 등 외국계 금융사가 부유층 대상 사업을 일본에서 시도했다 철수했던 전력도 있습니다.

자산 1000억원이라는 금액은 감도 오지 않는 어마어마한 금액인데요. 1000억원 이상을 보유한 슈퍼리치만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투자전략은 어떤 특별한 점이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