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아이오와주 코커스(경선)에서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사진)이 간발의 차이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6일(현지시간) 아이오와 민주당이 공개한 개표 결과를 보면 오전 3시 현재 97% 개표율 기준으로 부티지지가 26.2%로 1위, 샌더스가 26.1%로 2위였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18.2%로 3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15.8%로 4위를 기록했다. 1, 2위 격차가 0.1%포인트에 불과해 개표가 완료될 때까지 누가 1위를 차지할지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다만 현재까지 상황을 종합하면 아이오와 코커스는 중도 성향의 30대 부티지지와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샌더스의 양강 구도로 정리되는 모양새다. 당초 아이오와는 샌더스가 1위, 바이든이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바이든을 지지하던 중도층 상당수가 부티지지에게로 옮겨간 것으로 분석된다. 부티지지는 중도 성향이면서 30대 ‘젊은피’다.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옥스퍼드대에서 공부한 부티지지는 커밍아웃한 게이이면서 아프가니스탄전에서 복무한 경력이 있다. 빼어난 연설 실력으로 ‘백인 오바마’로 불리기도 한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8년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깜짝 1위’에 오르며 승세를 탔다.

아이오와 코커스의 최대 피해자는 바이든이다. 샌더스와 1, 2위를 다툴 것이란 예상과 달리 4위로 밀려나면서 대세론에 타격을 입었다.

아이오와 경선에 이어 오는 11일 열리는 뉴햄프셔주 경선에서도 부티지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 에머슨대가 지난 3~5일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부티지지는 21%의 지지율로 31%를 차지한 샌더스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바이든은 12%로 워런과 함께 공동 3위였다.

뉴햄프셔주는 원래 ‘샌더스 1위, 바이든 2위’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지역이다. 이런 예상이 빗나갈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