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타트업 웰리스가 개발한 ‘공기 제균 청정기’(사진)가 국내외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공기 중에 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최근 들어 중국 태국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는 이유다.웰리스의 공기 제균 청정기는 공기 중에 떠 있거나 사물 표면에 붙어 있는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등 전염성 병원균 등을 제거하는 물질인 ‘OH라디칼’을 생성하는 제품이다. OH라디칼은 공기 중에 오존과 과산화수소가 결합할 때 나오는 성분으로 인체에는 무해하며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냉전시대 생화학무기로 인한 대응책으로 영국의 리즈대에서 발견했다.2013년 창업한 웰리스는 OH라디칼을 귤껍질 등에서 추출한 오렌지오일과 오존을 결합하는 자연정화 방식으로 생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2016년 이 기술을 적용한 공기 제균 청정기(제품명 웰리스)를 본격 생산하고 있다. OH라디칼을 공기 중에 분산해 표면에까지 확산시켜 바이러스 등을 제거하는 방식이다.공기 제균 청정기의 효과는 지난해 국제적인 기관을 통해 증명됐다. 지난해 스페인 바르셀로나대 바이러스연구소에 성능을 의뢰한 결과 웰리스를 사용하면 호흡기 세포융합바이러스(RSV)와 로타바이러스를 2시간 만에 99%까지 제거할 수 있다는 시험 결과를 받았다.바르셀로나대는 지난달 31일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RSV와 크기, RNA핵산 구조 등이 비슷해 제균 효과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서를 보내왔다.이 같은 살균력 덕분에 웰니스의 공기 제균 청정기는 해외로 판로를 넓혀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원지인 중국에선 공상은행이 베이징 내 모든 지점에 설치하기 위해 1000개를 주문했다. 중국적십자사도 제품을 구입해 이달 말부터 병원에 보급할 예정이다. 태국에는 병원에 사용될 초도물량 1000개가 이달 중순께 선적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2일 바르셀로나에 있는 유럽 총판으로 1200개를 공급했다.국내에서도 현재까지 5000대가 판매됐다. 병원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 추가로 3만 대 주문이 몰렸다. 5월까지 생산 물량이 모두 주인을 찾은 것이다. 직원 수 5명인 웰리스는 지난해 매출 14억원을 올렸다. 올해는 주문이 몰려 목표로 삼았던 35억원을 훌쩍 넘긴 6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국산 전기차 제조업체 디피코가 올 상반기 출시를 앞둔 ‘꼬마 전기 트럭’(사진) 이름을 공모한다. 이 업체는 초소형 전기 트럭 ‘HMT 101(프로젝트명)’의 새 이름을 정하는 온라인 공모전을 오는 13일까지 연다고 5일 밝혔다.공모 신청은 디피코 홈페이지 또는 SNS에서 할 수 있다. 한글 이름, 영문 이름, 의미 등 간단한 정보를 입력하면 공모가 끝난다. 당첨자는 이달 중순께 발표한다. 차명의 서체와 부착 위치에 대한 공모도 함께 진행한다.이번 HMT 101 제품은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00㎞를 달릴 수 있는 전장 3.4m, 전폭 1.4m, 0.35t급 초소형 전기 트럭이다. 디피코 관계자는 “전기차 출시 4개월 전에 제품 정보를 공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그만큼 이번 제품의 성능과 양산 능력에 자신이 있어 일찍 제품을 공개했다”고 밝혔다.디피코는 국토교통부, 한국교통안전공단 및 관련 전문 기관에서 차량 안전 인증을 진행 중이다. 환경부의 배출 가스, 소음 인증 평가 등을 마치고 이르면 올 상반기 새 전기 트럭을 출시할 계획이다.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선박용 황산화물 저감장치는 선박에서 나오는 배기가스에서 황을 제거하는 장치다. 선박용 연료에 함유된 황 배출량을 줄여 대기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한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올해부터 선박 연료의 황 함량 상한선을 0.5% 이하로 규제하면서 이 장치를 사용하는 선박이 대폭 늘었다.부산의 친환경·에너지설비 전문기업 파나시아는 이 장치 분야 세계 1인자다.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환경 규제 흐름을 미리 파악하고 연구개발(R&D)에 적극 나서 IMO 규제 시행 전에 장치 상용화에 성공했다. 1999년 선박용 수위계측 장치 수출로 ‘백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이 업체는 황산화물저감장치를 개발하고 이듬해인 지난해 12월 ‘일억불 수출의 탑’을 받았다.토종 기술로 글로벌 친환경 기업 도약파나시아는 1989년 선박용 수위계측 제조업체인 범아정밀엔지니어링으로 출발했다. 설립자인 이수태 회장은 국내 대형 조선업체 설계실 출신 엔지니어다. 그는 국내 조선업계의 자립도가 낮다고 판단하고 조선업 기자재 국산화를 목표로 사업에 나섰다. ‘창조에 도전하는 기업’이라는 사명을 내건 것도 기술혁신을 통해 글로벌 판로 개척에 나서는 기업이 되자는 의미에서다.파나시아는 2009년 12월 선박평형수처리장치의 정부 승인을 획득하고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 장치는 선박의 무게 중심을 유지하기 위해 해수를 배 안에 저장하는 장치다. 해수가 뒤섞이면서 발생하는 생태계 교란을 방지하기 위해 이 장치를 설치한다. 친환경 설비 전문기업으로서 세계에 파나시아라는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린 것은 이 무렵이다.선박평형수처리장치의 성공으로 이듬해 파나시아 매출은 10배 이상 증가했다. 2011년 중국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2012년에는 일본법인, 2016년 유럽법인을 설립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한 결과다. 2016년에는 정부의 ‘월드클래스 300’ 프로젝트에 선정된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R&D에 나서 2018년 주력 제품인 선박용 황산화물저감장치를 상용화했다. 이 제품 덕분에 매출이 2018년 647억원에서 지난해 3286억원으로 껑충 뛰었다.손자병법 ‘4先 경영’으로 승부파나시아의 주력 제품인 선박용 황산화물저감장치와 선박평형수처리장치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각각 1위(점유율 14%)와 2위(16%)를 기록하고 있다. 파나시아의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0%를 웃돈다. 이 회장은 파나시아의 해외시장 성공 비결을 중국 손자병법에 나오는 ‘4선(先) 경영’으로 꼽았다. ‘선견(先見)’ ‘선수(先手)’ ‘선제(先制)’ ‘선점(先占)’ 전략이다. 이 회장은 “IMO의 환경정책 변화를 읽고, 증가하는 친환경 설비에 대비해 황산화물저감장치를 개발한 것도 이 같은 경영 철학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파나시아는 국내외에서 자체 기술로 획득한 특허 및 실용신안 등 272개의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2006년 기업부설 연구소를 설립해 30여 명의 전문연구인력과 함께 R&D 활동을 이어 왔다. 향후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스마트 기술 분야를 강화할 방침이다. 스마트팩토리 확대로 가격 경쟁력과 제품 품질을 개선하는 한편 위성관제시스템을 활용한 원격 제품 진단·대응 서비스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견고히 다지고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 회장은 “평소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는 말을 신조로 삼고 있다”며 “국산 기술로 세계 1등을 영위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끊임없이 정진하겠다”고 했다.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