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브라질 등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내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으로 경기 불안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5일(현지시간) 올해 첫 통화정책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4.5%에서 연 4.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해 7월 이후 5회 연속 기준금리를 내린 것이다. 연 4.25%는 1996년 브라질이 기준금리를 도입한 이래 역대 최저치다.

브라질은 2018년 3월 이후 1년 넘게 기준금리를 동결해 오다 지난해 7월 통화정책 운용 방향을 완화 기조로 바꿨다. 미·중 무역전쟁 등의 여파로 수출이 줄어들자 경기를 부양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이날 성명에서 “앞으로 상당 기간은 기존 금리 인하 효과를 관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한 폐렴 사태 추이에 따라 브라질이 연내 최소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필리핀 중앙은행도 이날 기준금리를 연 4.0%에서 연 3.75%로 인하했다. 태국 중앙은행은 지난 5일 연 1.25%이던 기준금리를 연 1%로 0.25%포인트 내렸다. 연 1%는 태국 기준금리 사상 가장 낮은 수치다. 태국 중앙은행은 “올해 태국 경제는 우한 폐렴 등으로 힘든 상황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리 인하는)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태국이 이르면 다음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더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나라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터키와 인도네시아도 조만간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