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털기] 힘 더 세진 투아렉…가격도 1억까지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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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성 기자의 [신차털기] 33회
△ 3세대 투아렉 프레스티지 시승기
▽ 넓은 공간-주행성능 "역시 투아렉"
▽ 반자율주행·이노비전 콕핏 완성도 아쉬움
▽ 프레스티지 트림 9690만원…가격 껑충
△ 3세대 투아렉 프레스티지 시승기
▽ 넓은 공간-주행성능 "역시 투아렉"
▽ 반자율주행·이노비전 콕핏 완성도 아쉬움
▽ 프레스티지 트림 9690만원…가격 껑충
폭스바겐이 티구안과 아테온에 이어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아렉을 국내 선보였다. 지난 6일 미디어 시승회를 통해 만나본 투아렉은 넘치는 힘을 자랑하는 괴물을 연상시켰다.
폭스바겐이 이번에 선보인 3세대 신형 투아렉은 전장·전고·전폭 4880·1985·1670~1700mm인 준대형 SUV다. 전 세대에 비해 전장과 전폭을 늘려 실내공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전고를 낮춰 역동성을 키웠다. 다만 외관에서 전작과의 차이를 쉽게 알아보긴 어려웠다. 이전 세대보다 각진 전조등을 달았고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이 더 커졌다는 정도만 눈에 들어왔다.
이전 세대 대비 전고를 낮췄다고 하지만, 신형 투아렉은 에어 서스펜션을 통해 전고를 최대 70mm 높일 수 있다. 차량 스스로 현재 주행 중인 환경을 파악해 최적의 높이를 맞추기도 하고 탑승자가 원하는 만큼 조절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고를 가장 낮췄을 때와 가장 높였을 때의 차이는 한 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하게 드러났다.
운전석에 앉자 대형 디스플레이가 가장 눈에 띄었다. 투아렉은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5인치 대형 터치스크린을 이어 붙인 '이노비전 콕핏'을 적용했다. 공조 기능, 좌석 통풍 및 열선 기능 등이 모두 터치스크린 안으로 들어가며 버튼도 대거 사라졌다. 버튼 없이 깔끔한 실내와 대형 화면에서 기능들을 조절하는 모습은 미래 자동차를 연상시키기 충분했다. 본격적인 시승에 나서며 기어를 D에 넣고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자 투아렉의 묵직함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기어를 주행에 두고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으면 대부분 차들이 느리지만 가볍게 앞으로 전진하는데, 투아렉은 앞으로 나가는데 버거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속 페달을 밟아야 수월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운전대는 동급 국산차는 물론 수입차들과 비교해도 묵직한 편에 속했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설정하면 딱딱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운전대가 무거워졌다. 폭스바겐이 투아렉의 운전대를 묵직하게 만든 이유는 이내 알 수 있었다.
투아렉은 가속 페달을 밟을 때 마다 앞으로 치고 나갔다. 이전 세대와 비교해 전장과 전폭은 각각 79mm, 45mm 늘리고 전고는 9mm 이상 낮춰 역동성을 키웠다. 이번에 국내 출시된 투아렉은 3.0 V6 디젤 엔진을 탑재했는데, 최고출력이 286마력, 최대 토크는 61.2kg.m에 달한다.
투아렉의 공차중량은 2070kg으로 2톤을 넘어가지만, 가속페달을 밟은 오른발에 힘을 주는 즉시 투아렉 속도가 올라갔다. 높은 토크는 차량 무게를 잊게 만들었고, 속도를 높이자 묵직한 운전대에서 안정감이 느껴졌다. 준대형 SUV는 가족을 위한 패밀리카로도 많이 활용된다. 투아렉의 축간거리는 2899mm로, 뒷좌석에 성인 남성이 앉아도 부족함이 없었다. 뒷좌석 승차감도 세단에 가까운 수준이다. '올 휠 스티어링'의 사륜구동 시스템도 기본 적용되는데, 37km/h 이하에서 뒷바퀴가 앞바퀴의 역 방향으로 회전하며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준다. 반대로 고속주행에서는 뒷바퀴가 앞바퀴와 같은 방향으로 틀어지며 부드러운 회전을 가능하게 해준다.
시승을 마치며 파킹 어시스턴트를 작동시키자 투아렉 운전대가 자동으로 돌아가며 각도를 맞춰 쉽게 주차할 수 있도록 보조했다. 계기판에 나오는 지시에 따라 전진과 후진만 하니 이내 깔끔하게 주차가 됐다. 어라운드뷰를 탑재하지 않아 우려하던 주차 문제가 해소되는 순간이었다.
아쉬운 부분도 많이 남는다. 대형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정보가 한 눈에 들어와 편리했지만, 아쉬움도 크게 남았다. 디스플레이 내부로 들어간 기능이 많기에 버튼과 같은 직관적인 사용이 어렵다.
계열사인 아우디는 디스플레이에 햅틱 센서를 내장해 디스플레이 위 버튼을 제대로 누르면 손가락 끝에 진동이 느껴져 확신을 줬지만, 투아렉에는 그런 기능이 빠졌다. 운전을 하며 곁눈질로 디스플레이를 조작하다가는 기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거나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노비전 콕핏에는 '뽑기운'도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시승한 차량은 두 화면이 맞닿은 부분 상단에 눈으로 보이는 단차가 있었다. 이날 제공된 시승차량 6대를 추가로 확인한 결과 1대는 디스플레이가 깔끔하게 맞닿았고 5대에서는 모두 크고 작은 단차가 발견됐다. 두 화면에 남아있는 두꺼운 베젤도 아쉬움을 샀다.
최근 높은 수준의 반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차량들이 출시되고 있지만, 투아렉에는 아직 이러한 기능도 부족하다. 차로 중앙을 능동적으로 유지하지 못하고 차선을 넘을 것 같은 상황에서 운전대를 약간 틀어주는 수준에 그쳤다. 급격한 곡선 도로에서는 차선을 넘을 듯 위태로운 모습도 보였다. 이전 시승했던 아우디 A8이 수준 높은 반자율주행을 선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브랜드 간의 차별화 전략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전에 비해 높아진 가격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번 투아렉 가격은 프리미엄 트림 8890만원, 프레스티지 트림 9690만원, R-라인 1억9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전 세대 투아렉의 시작 가격이 7700만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1000만원 이상 높다. 이번 투아렉과 비슷한 가격대에는 포드 익스플로러(6080만원), 볼보 XC90(8030만원), 벤츠 GLE(9150만원), BMW X5(1억20만원) 등이 포진했다. 현대차 GV80도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해 투아렉과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폭스바겐이 이번에 선보인 3세대 신형 투아렉은 전장·전고·전폭 4880·1985·1670~1700mm인 준대형 SUV다. 전 세대에 비해 전장과 전폭을 늘려 실내공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전고를 낮춰 역동성을 키웠다. 다만 외관에서 전작과의 차이를 쉽게 알아보긴 어려웠다. 이전 세대보다 각진 전조등을 달았고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이 더 커졌다는 정도만 눈에 들어왔다.
이전 세대 대비 전고를 낮췄다고 하지만, 신형 투아렉은 에어 서스펜션을 통해 전고를 최대 70mm 높일 수 있다. 차량 스스로 현재 주행 중인 환경을 파악해 최적의 높이를 맞추기도 하고 탑승자가 원하는 만큼 조절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고를 가장 낮췄을 때와 가장 높였을 때의 차이는 한 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하게 드러났다.
운전석에 앉자 대형 디스플레이가 가장 눈에 띄었다. 투아렉은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5인치 대형 터치스크린을 이어 붙인 '이노비전 콕핏'을 적용했다. 공조 기능, 좌석 통풍 및 열선 기능 등이 모두 터치스크린 안으로 들어가며 버튼도 대거 사라졌다. 버튼 없이 깔끔한 실내와 대형 화면에서 기능들을 조절하는 모습은 미래 자동차를 연상시키기 충분했다. 본격적인 시승에 나서며 기어를 D에 넣고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자 투아렉의 묵직함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기어를 주행에 두고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으면 대부분 차들이 느리지만 가볍게 앞으로 전진하는데, 투아렉은 앞으로 나가는데 버거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속 페달을 밟아야 수월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운전대는 동급 국산차는 물론 수입차들과 비교해도 묵직한 편에 속했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설정하면 딱딱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운전대가 무거워졌다. 폭스바겐이 투아렉의 운전대를 묵직하게 만든 이유는 이내 알 수 있었다.
투아렉은 가속 페달을 밟을 때 마다 앞으로 치고 나갔다. 이전 세대와 비교해 전장과 전폭은 각각 79mm, 45mm 늘리고 전고는 9mm 이상 낮춰 역동성을 키웠다. 이번에 국내 출시된 투아렉은 3.0 V6 디젤 엔진을 탑재했는데, 최고출력이 286마력, 최대 토크는 61.2kg.m에 달한다.
투아렉의 공차중량은 2070kg으로 2톤을 넘어가지만, 가속페달을 밟은 오른발에 힘을 주는 즉시 투아렉 속도가 올라갔다. 높은 토크는 차량 무게를 잊게 만들었고, 속도를 높이자 묵직한 운전대에서 안정감이 느껴졌다. 준대형 SUV는 가족을 위한 패밀리카로도 많이 활용된다. 투아렉의 축간거리는 2899mm로, 뒷좌석에 성인 남성이 앉아도 부족함이 없었다. 뒷좌석 승차감도 세단에 가까운 수준이다. '올 휠 스티어링'의 사륜구동 시스템도 기본 적용되는데, 37km/h 이하에서 뒷바퀴가 앞바퀴의 역 방향으로 회전하며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준다. 반대로 고속주행에서는 뒷바퀴가 앞바퀴와 같은 방향으로 틀어지며 부드러운 회전을 가능하게 해준다.
시승을 마치며 파킹 어시스턴트를 작동시키자 투아렉 운전대가 자동으로 돌아가며 각도를 맞춰 쉽게 주차할 수 있도록 보조했다. 계기판에 나오는 지시에 따라 전진과 후진만 하니 이내 깔끔하게 주차가 됐다. 어라운드뷰를 탑재하지 않아 우려하던 주차 문제가 해소되는 순간이었다.
아쉬운 부분도 많이 남는다. 대형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정보가 한 눈에 들어와 편리했지만, 아쉬움도 크게 남았다. 디스플레이 내부로 들어간 기능이 많기에 버튼과 같은 직관적인 사용이 어렵다.
계열사인 아우디는 디스플레이에 햅틱 센서를 내장해 디스플레이 위 버튼을 제대로 누르면 손가락 끝에 진동이 느껴져 확신을 줬지만, 투아렉에는 그런 기능이 빠졌다. 운전을 하며 곁눈질로 디스플레이를 조작하다가는 기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거나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노비전 콕핏에는 '뽑기운'도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시승한 차량은 두 화면이 맞닿은 부분 상단에 눈으로 보이는 단차가 있었다. 이날 제공된 시승차량 6대를 추가로 확인한 결과 1대는 디스플레이가 깔끔하게 맞닿았고 5대에서는 모두 크고 작은 단차가 발견됐다. 두 화면에 남아있는 두꺼운 베젤도 아쉬움을 샀다.
최근 높은 수준의 반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차량들이 출시되고 있지만, 투아렉에는 아직 이러한 기능도 부족하다. 차로 중앙을 능동적으로 유지하지 못하고 차선을 넘을 것 같은 상황에서 운전대를 약간 틀어주는 수준에 그쳤다. 급격한 곡선 도로에서는 차선을 넘을 듯 위태로운 모습도 보였다. 이전 시승했던 아우디 A8이 수준 높은 반자율주행을 선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브랜드 간의 차별화 전략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전에 비해 높아진 가격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번 투아렉 가격은 프리미엄 트림 8890만원, 프레스티지 트림 9690만원, R-라인 1억9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전 세대 투아렉의 시작 가격이 7700만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1000만원 이상 높다. 이번 투아렉과 비슷한 가격대에는 포드 익스플로러(6080만원), 볼보 XC90(8030만원), 벤츠 GLE(9150만원), BMW X5(1억20만원) 등이 포진했다. 현대차 GV80도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해 투아렉과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