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분기 연속 적자, 작년 적자 4.4배로 커져…배경엔 수출 급감
올해도 신차 없고 신종코로나 유탄까지…마힌드라 투자, 산은 지원이 관건


쌍용차가 지난해 3천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폭을 키웠다.

쌍용차는 7일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2천819억원으로 전년보다 적자 폭이 339.3%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3조6천239억원으로 2.2%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3천414억원으로 452.0% 증가했다.

작년 쌍용차 영업손실은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2천950억원) 이후 10년만의 최대 규모다.

2017년(-653억원)과 2018년(-642억원)을 합하면 3년간 누적적자가 4천114억원에 달한다.
쌍용차 작년 2819억 적자, 금융위기후 최대…올해도 첩첩산중
판매는 13만5천235대로 전년보다 5.6% 감소했다.

내수는 10만7천789대로 1.2% 감소에 그쳤지만, 수출이 2만7천446대로 19.7% 줄어 감소 폭을 키웠다.

작년 4분기 실적만 보면 영업손실이 998억원으로 전년 4분기(-35억원)보다 적자 폭을 키워 1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당기순손실도 1천559억원으로 전년 4분기(-40억원)보다 크게 늘었으며 매출액은 9천192억원으로 12.7% 감소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내수 판매 선전에도 불구하고 수출 부진으로 인한 매출 감소와 경쟁 심화에 따른 판매 비용, 투자확대에 따른 감가상각비 등 증가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신형 코란도 등 신차 출시에 힘입어 내수는 4년 연속 10만대를 넘기며 나름대로 선전했지만, 수출 감소가 전체 판매 실적을 끌어 내렸다는 것이다.

매출은 제품 믹스 개선 효과로 2.2% 감소에 그쳤다고 했다.

쌍용차는 적자 누적으로 경영 위기를 겪고 있다.

쌍용차는 2011년 마힌드라에 인수된 이후 티볼리가 인기를 끌고 마힌드라가 티볼리 플랫폼을 구매해 기술료를 지급하면서 2016년에 9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희망을 키웠다.

이어 출시한 G4 렉스턴도 좋은 반응을 얻어 자금 수혈이 이뤄졌지만, 연이은 신차 출시로 인한 감가상각비 증가와 경쟁 심화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서 12분기 연속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쌍용차 작년 2819억 적자, 금융위기후 최대…올해도 첩첩산중
국내외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인기가 높아지며 전체 모델을 SUV로 구성한 쌍용차에 기회가 될 수도 있었지만, 현대·기아차 등이 잇따라 SUV 신차를 내놓아 경쟁 심화로 고전하고 있다.

쌍용차는 작년에도 티볼리와 코란도 디젤·가솔린 모델 신차를 차례로 내놨지만, 판매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신차 계획이 없는 쌍용차는 내년에 코란도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전기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이어서 미래 대비도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쌍용차는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작년 말 추가 경영쇄신 방안을 마련하는 등 노사가 함께 자구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대주주인 마힌드라의 파완 고엔카 사장이 방한해 2천3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히고, 포드와의 글로벌 제휴 등을 통해 3년 후 흑자 전환에 성공하겠다면서 산업은행과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산은은 대주주가 더욱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흑자 전환이 가능한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힌드라와 쌍용차는 현재 흑자 전환을 위한 사업계획을 정리하고 있다.
쌍용차 작년 2819억 적자, 금융위기후 최대…올해도 첩첩산중
매 분기 적자가 쌓이는 가운데 올해 1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당장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여파로 평택공장 전체가 이달 4∼12일 가동을 전면 중단하면서 연초부터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여기에 이렇다 할 신차도 없어 판매 부진 만회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쌍용차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 작업과 미래 대응을 위한 글로벌 협력방안의 가시화 등 경쟁력 제고 방안에도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