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되면서 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최근 공시한 투자설명회 등에서 사업이 차질을 빚거나 회사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고민을 드러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중국 우시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SK하이닉스는 최근 공시한 회사채 투자설명서에서 "우한 폐렴이 유행하면서 중국 진출기업의 현지 공장 생산 차질 우려가 커졌다"며 "현재 중국 공장이 정상적으로 생산을 진행하고 있고 중국 정부의 휴무 연장 조치 등 진행 추이를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3월 코스닥시장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화장품 소재기업인 엔에프씨는 상장 관련 투자설명서에서 "우한 폐렴의 확산으로 중국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있고 글로벌 경기도 영향을 받았다"며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되는 경우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GRT는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중국 업체 인수·합병(M&A) 작업이 지체되고 있다. 이 회사는 중국법인을 통해 중국 자동차 코팅 소재업체인 광저우샤니시 인수대금을 지난달 31일에 지급하고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이 중국 춘절 연휴였던 데다가 우한 코로나 영향으로 중국 정부가 기업들의 연휴를 이달 7일까지 연장하면서 인수대금 지급 절차가 미뤄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최근 회사채 발행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통해 "우한 폐렴의 확산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다"며 "중국의 내수 부진 심화와 국가간 교역에 장애물로 작용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날 JP모간은 우한 폐렴 영향을 반영해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기존 2.3%에서 2.2%로 하향조정했다.

GS칼텍스도 최근 회사채 투자설명서에서 "우한 폐렴 공포가 전 세계로 퍼지며 여행업 위축 등으로 원유 수요가 둔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수요 둔화로 유가하락이 이어지면 이 회사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평가다. KB금융과 한화건설은 최근 공시에서 우한 폐렴 여파로 한국은행이 이달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