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지난해 4분기 항공 수요 위축으로 영업적자가 예상됐다. 증권사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는 285억원 영업적자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대규모 영업흑자로 나왔다. 1236억원으로 전년 동기(54억원) 대비 23배 가까이 늘었다. 이유는 회계 기준 변경이었다. 일시적으로 실적이 좋아진 것처럼 보였을 뿐이라는 분석이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지난해 4분기 깜짝실적은 기존에 재고와 비용으로 처리하던 정비순환수리부품을 유형자산으로 인식하고 감가상각비로 소급 적용한 영향이다. 일시적 비용 처리 대신 장기간에 걸친 감가상각으로 영업이익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300억원 규모의 손익개선 효과가 있었을 것으로 추산된다”며 “회계기준 변경으로 정비비 발생에 따른 분기 영업이익의 변동성이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항공기 감가상각 연한 변경에 따른 영업이익 개선 효과도 연간 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이 항공기 내구연한을 기존 15년에서 업계 평균 수준인 20년으로 확대하면 감가상각비 반영 기간이 늘어난다”며 “매년 반영되는 감가상각비 감소는 영업이익 개선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