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로 '생계 곤란' 처한 학습지·문화센터 교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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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학습지를 계속 시키는 집이 평소의 10%밖에 안 돼요. 저희가 거의 활동을 못 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여파로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이들이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방문 학습지 교사다.
교사 급여가 방문 수업료에 연동되는 방식인데 최근 감염병 유행 국면에서 수업을 쉬겠다는 학부모 요청이 급증해 이달 월급이 크게 줄어들게 됐다.
확진자가 거쳐 간 전북 군산시 K학습지 영업센터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수업을 계속하는 회원이 10분의 1에 그치는 실정"이라며 "교사가 수업료와 교재를 판매한 수익의 일정 부분을 급여로 받아 가는데 이번 달은 어떻게 월급을 줘야 할지 막막하다"고 전했다.
구몬, 재능교육 등 3개 학습지 지부가 소속된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은 신종코로나 사태를 맞아 소속 교사를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학습지 노조가 현재까지 파악한 것에 따르면 회원의 환불 요청에 대해 교사가 사비로 환불해주는 사례도 있고 교재만 배달해주고 수업은 당분간 진행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학습지 노조 오수영 위원장은 "단체협약이 있는 회사는 '지진·태풍 등 자연재해로 취소된 수업료를 교사 개인이 책임지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지만 이번 신종코로나 사태가 이 기준에 적합한지는 사용자 측과 협의한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 위원장은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잇단 수업 취소로 소득이 급감한 교사에 대한 사측의 구제책이 없었던 전례가 있다"면서 이번 신종코로나 확산에서도 학습지 교사들이 비슷한 일을 겪게 되지 않을까 우려했다. 학습지 교사뿐 아니라 백화점이나 마트 문화센터에서 일하는 프리랜서 강사들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롯데백화점이 이달 말까지 영유아와 임산부 대상 강좌를 휴강하고 이마트, 롯데마트 등이 휴교령이 내려진 지역의 문화센터 강좌를 중단하는 등 강의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문화센터에 소속된 것이 아니라 프리랜서 계약 형태로 일하고 있어서 수업이 줄어든 만큼 강사의 수입도 적어진다.
지난 5일 마포구 홈플러스 월드컵점에서 만난 영유아 놀이 강사 김모씨는 "고객이 수업을 취소하면 환불비를 마트와 제가 소속된 회사가 분담해서 돌려주기 때문에 수강생이 줄어드는 만큼 회사로부터 받는 월급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수업 취소가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어서 동료 강사들도 우려하고 있지만 딱히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그저 지켜만 보는 중"이라며 "월급이 아직 정산되지 않아 어느 정도 손해를 봤는지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힘든 상황인 것은 맞다"고 했다.
노인을 대상으로 노래강좌를 진행하는 강사 구모씨도 "요즘 참석률이 20% 정도 낮아졌는데 신종코로나 사태가 길어질수록 피해가 커질 것 같다"며 강사들에 대한 생계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문 학습지 교사나 문화센터 강사가 전염병 확산 등 비상상황에서 생계에 타격을 입지만 급여 보전 같은 구제책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은 이들이 기본급이 보장되는 회사의 직원이 아닌 특수고용노동자 또는 프리랜서이기 때문.
똑같은 가정 방문 업무를 수행하지만 정규직으로 채용된 가스 검침원의 사례는 대조적이다.
서울 5개 가스 공급사는 2월 초부터 2주간 가스 안전점검을 위한 가정 방문을 일시 중지했다.
이에 따라 안전 점검원의 업무가 2주간 공백기를 맞지만 정규직이기 때문에 급여의 변동은 없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 김세진 정책부장은 "학습지 교사 등 특수고용노동자는 수요가 없으면 임금 책정이 되지 않아 지금 같은 때 상당히 불안한 상태가 된다"며 "신종 코로나 사태에서 본사가 수수료를 조금 더 깎아준다거나 정부 지원이 이뤄질 수 있는 정책적 기반이 빨리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자녀를 당분간 학원에 보내지 않기로 한 학부모가 늘면서 소규모 학원을 운영하는 영세 사교육업계에서도 수입 급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임대료 등 고정비용 지출은 여전한데 갑작스러운 수강생 감소가 청천벽력이라는 하소연이다.
서울 종로구의 한 태권도장 원장은 "평소보다 원생이 20% 정도 감소했는데 수강생 1명이 줄면 13만∼15만원 정도 경제적 타격이 있다.
주변 학원들은 50% 정도 학생이 줄어든 곳도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경기도 동탄의 피아노학원 원장은 "신종코로나 때문에 잠정적으로 피아노를 쉬겠다 혹은 그만두겠다는 아이들이 있어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정부는 영세 학원 등 자영업자가 받는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통한 경영안전자금 대출이나 새마을금고 중앙회 긴급자금 대출 등 지원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여파로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이들이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방문 학습지 교사다.
교사 급여가 방문 수업료에 연동되는 방식인데 최근 감염병 유행 국면에서 수업을 쉬겠다는 학부모 요청이 급증해 이달 월급이 크게 줄어들게 됐다.
확진자가 거쳐 간 전북 군산시 K학습지 영업센터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수업을 계속하는 회원이 10분의 1에 그치는 실정"이라며 "교사가 수업료와 교재를 판매한 수익의 일정 부분을 급여로 받아 가는데 이번 달은 어떻게 월급을 줘야 할지 막막하다"고 전했다.
구몬, 재능교육 등 3개 학습지 지부가 소속된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은 신종코로나 사태를 맞아 소속 교사를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학습지 노조가 현재까지 파악한 것에 따르면 회원의 환불 요청에 대해 교사가 사비로 환불해주는 사례도 있고 교재만 배달해주고 수업은 당분간 진행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학습지 노조 오수영 위원장은 "단체협약이 있는 회사는 '지진·태풍 등 자연재해로 취소된 수업료를 교사 개인이 책임지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지만 이번 신종코로나 사태가 이 기준에 적합한지는 사용자 측과 협의한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 위원장은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잇단 수업 취소로 소득이 급감한 교사에 대한 사측의 구제책이 없었던 전례가 있다"면서 이번 신종코로나 확산에서도 학습지 교사들이 비슷한 일을 겪게 되지 않을까 우려했다. 학습지 교사뿐 아니라 백화점이나 마트 문화센터에서 일하는 프리랜서 강사들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롯데백화점이 이달 말까지 영유아와 임산부 대상 강좌를 휴강하고 이마트, 롯데마트 등이 휴교령이 내려진 지역의 문화센터 강좌를 중단하는 등 강의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문화센터에 소속된 것이 아니라 프리랜서 계약 형태로 일하고 있어서 수업이 줄어든 만큼 강사의 수입도 적어진다.
지난 5일 마포구 홈플러스 월드컵점에서 만난 영유아 놀이 강사 김모씨는 "고객이 수업을 취소하면 환불비를 마트와 제가 소속된 회사가 분담해서 돌려주기 때문에 수강생이 줄어드는 만큼 회사로부터 받는 월급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수업 취소가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어서 동료 강사들도 우려하고 있지만 딱히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그저 지켜만 보는 중"이라며 "월급이 아직 정산되지 않아 어느 정도 손해를 봤는지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힘든 상황인 것은 맞다"고 했다.
노인을 대상으로 노래강좌를 진행하는 강사 구모씨도 "요즘 참석률이 20% 정도 낮아졌는데 신종코로나 사태가 길어질수록 피해가 커질 것 같다"며 강사들에 대한 생계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문 학습지 교사나 문화센터 강사가 전염병 확산 등 비상상황에서 생계에 타격을 입지만 급여 보전 같은 구제책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은 이들이 기본급이 보장되는 회사의 직원이 아닌 특수고용노동자 또는 프리랜서이기 때문.
똑같은 가정 방문 업무를 수행하지만 정규직으로 채용된 가스 검침원의 사례는 대조적이다.
서울 5개 가스 공급사는 2월 초부터 2주간 가스 안전점검을 위한 가정 방문을 일시 중지했다.
이에 따라 안전 점검원의 업무가 2주간 공백기를 맞지만 정규직이기 때문에 급여의 변동은 없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 김세진 정책부장은 "학습지 교사 등 특수고용노동자는 수요가 없으면 임금 책정이 되지 않아 지금 같은 때 상당히 불안한 상태가 된다"며 "신종 코로나 사태에서 본사가 수수료를 조금 더 깎아준다거나 정부 지원이 이뤄질 수 있는 정책적 기반이 빨리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자녀를 당분간 학원에 보내지 않기로 한 학부모가 늘면서 소규모 학원을 운영하는 영세 사교육업계에서도 수입 급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임대료 등 고정비용 지출은 여전한데 갑작스러운 수강생 감소가 청천벽력이라는 하소연이다.
서울 종로구의 한 태권도장 원장은 "평소보다 원생이 20% 정도 감소했는데 수강생 1명이 줄면 13만∼15만원 정도 경제적 타격이 있다.
주변 학원들은 50% 정도 학생이 줄어든 곳도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경기도 동탄의 피아노학원 원장은 "신종코로나 때문에 잠정적으로 피아노를 쉬겠다 혹은 그만두겠다는 아이들이 있어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정부는 영세 학원 등 자영업자가 받는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통한 경영안전자금 대출이나 새마을금고 중앙회 긴급자금 대출 등 지원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