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꿈틀거리면서 국내 2차전지 상장지수펀드(ETF)도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전망이 밝은 업종에 투자하면서도 개별 종목의 리스크(위험)를 줄일 수 있는 대표적인 투자 상품이 바로 ETF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차전지 테마’ ETF는 올 들어 15.6%(7일 기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차전지 산업’ ETF도 13.5%의 수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0.6% 상승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의 주가 급등과 유럽 이산화탄소 규제 등 환경 규제 움직임 등이 국내 2차전지주에 대한 시장 기대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테슬라 주가는 올 들어 78.8% 폭등했다.

현재 한국거래소에서 상장된 2차전지 ETF는 ‘TIGER 2차전지 테마’와 ‘KODEX 2차전지 산업’ 두 종목뿐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와이즈에프엔의 ‘WISE 2차전지 테마 지수’를, 삼성자산운용은 에프엔가이드의 ‘2차전지 산업지수’를 기초 지수로 활용한다.

KODEX 2차전지산업은 국내 대표 2차전지 업체인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의 비중이 48.4%에 달하는 등 대형주 집중도가 큰 편이다. TIGER 2차전지 테마는 ETF 내 포스코케미칼(구성 비중 10.99%)이 가장 비중이 높고 일진머티리얼즈(10.37%) 솔브레인(9.27%) 등 소재 관련주의 비중도 적지 않은 게 특징이다.

상대적으로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TIGER 2차전지 테마가 업황에 따른 변동성이 더 클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겹치지 않는 구성 종목도 비교해볼 만하다. KODEX 2차전지산업은 포스코, 삼화콘덴서, 상아프론테크 등 종목을 담고 있다. TIGER 2차전지 테마는 SK, 에코프로비엠, 파워로직스 등 종목이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이 글로벌 경쟁업체보다 여전히 저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국내 2차전지 배터리 사업부는 세계 최대 전기차 관련 2차전지 기업인 중국 CATL 대비 평균 40% 이상 저평가돼 있다”며 “향후 수익성이 확인되면 할인 요인이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