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어머니 두 분, 학생들 명찰 갖고 레드카펫 예정"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한 단편 다큐멘터리 '부재의 기억'으로 아카데미(오스카) 본상 후보에 오른 이승준 감독이 세월호 유족과 함께 오스카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현지 일정을 소화 중인 이 감독은 "단원고 학생 어머니 두 분과 동행하고 있다"면서 "이분들이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의 명찰 일부를 갖고 와서 레드카펫을 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재의 기억' 감독 "세월호 유족과 아카데미 참석해 큰 의미"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하는 세월호 유족은 단원고 장준형 군 어머니 오현주 씨와 김건우 군 어머니 김미나 씨다.

유족은 자비를 들여 아카데미 시상식 일정에 동행했다.

이 감독은 "유족이 함께할 수 있다는 게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아 누구 먼저랄 것도 없이 동행 일정을 기획하게 됐다.

저희는 도움을 준 게 없고 어머니들이 다 자발적으로 나서셔서 고생하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 할리우드에서 많은 이들을 만나고 상영회도 하면서 세월호 참사를 알릴 수 있게 돼 그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면서 본상 수상 여부에 대해서는 "솔직히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9분짜리 '부재의 기억'은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 영상과 통화 기록을 중심으로 그날 현장에 집중하며 국가의 부재에 질문을 던지는 다큐멘터리다.

구조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참사가 일어나는 것을 보여주면서 그날 그 바다에 "우리가 믿었던 국가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이 감독은 앞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세월호 유가족협의회랑 같이 만들었고 도움을 받았던 작품이라 의미가 크다"며 "이 과정에서 유가족들이 (영화를) 전 세계에 많이 알려달라고 했는데, 후보가 되면서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