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유승민 만날까…가속페달 밟는 '보수통합'

4·15 총선 서울 종로에 출마를 선언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독도서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지부진하던 보수진영 통합이 가속하고 있다.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자유한국당과 신설 합당을 공식화한 데 따른 것이다.

유 의원은 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가 힘을 합치고 다시 태어나 총선과 대선에서 권력을 교체하고 대한민국을 망국의 위기로부터 구해내라는 국민의 명령을 따르겠다"면서 한국당과의 통합을 공식화했다.

통합 방식은 한국당이 새보수당을 흡수하는 게 아니라 함께 신당을 창당하는 신설 합당이다. 유 의원은 "개혁 보수를 향한 진심을 남기기 위해 오늘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다"면서 "보수가 힘을 합쳐 개혁 보수로 나아가는 데 제 불출마가 조금이라도 힘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9일 오전 자유한국당과 신설합당을 추진하고 개혁보수를 위해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유 의원은 개혁 보수와 신설 합당 외에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겠다고 힘 줘 말했다. 불출마를 전제로 하는 제안인 만큼 추동력이 상당할 것이란 게 정치권 안팎의 관측이다. 한국당 등 통합 참여 세력에선 통합이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보는 분위기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종로를 찾은 자리에서 유 의원의 결정에 대해 "귀한 결단"이라고 평가하면서 "이런 것 하나하나를 모멘텀으로 삼아 문재인 정권과 싸워 이기는 자유우파가 되도록 단합하고 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상현 한국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두 분의 결단에 깊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대한민국을 파괴하려는 세력과 싸움의 선봉에 유 의원이 합류함으로써 우리는 큰 장수를 얻었다"고 전했다. 신보라 한국당 의원 또한 "황 대표는 종로 출마로 혁신과 쇄신을 실천으로 천명했고 유 의원은 불출마와 신설 합당 추진을 선언했다"면서 "보수 통합과 인적 쇄신의 청사진이 완성될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언주 미래를햔항전진4.0 대표는 이 같은 결정들이 보수 진영의 딜레마를 해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보수 대통합이 절실한 상황에서 새보수당이 합류를 안 해도, 합류하고 유 의원이 출마를 고집해도 보수는 분열되는 상황이었다"면서 "유 의원의 불출마만이 그런 딜레마적 상황을 해소할 유일한 방안이었다"고 썼다.

이젠 한국당이 어떤 입장을 내놓는지, 유 의원이 제안한 개혁 공천이 어떻게 구현되는지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추진하는 '물갈이'와 '중진 차출론'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이날 경남 밀양을 방문해 홍준표 전 대표의 서울 지역 출마를 설득했다.

황 대표와 유 의원의 만남 가능성도 열려 있다. 황 대표는 유 의원과의 만남에 대한 질문에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연락하고 있다"고 답했다.

새보수당은 일단 신중한 분위기다. 유 의원의 전격적인 발표 직후 의원들과 원외위원장들은 향후 대응방향을 모색했다. 유의동 책임대표는 "당장 입장을 낼 수 있는 상황은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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