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 떴다"…'마스크 난민' 새벽 광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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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800만개 생산된다는데 마스크는 어디에?
NS홈쇼핑, 9일 판매 전화 먹통
11번가·옥션도 몇분 만에 매진
구매 실패 소비자들 항의 빗발
NS홈쇼핑, 9일 판매 전화 먹통
11번가·옥션도 몇분 만에 매진
구매 실패 소비자들 항의 빗발
NS홈쇼핑이 9일 마스크를 판매했다. 0.4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입자를 94% 이상 차단한다는 ‘귀한’ KF94 마스크였다. 100개가 든 한 세트 가격은 5만8900원. 장당 589원꼴이다. 판매 수량은 1500세트.
오전 11시20분 판매 시작과 동시에 전화 주문을 해봤다. 회사 측은 온라인 접속자가 한꺼번에 몰릴 것에 대비해 홈페이지와 앱에서는 주문을 받지 않았다. 수차례 전화를 시도했으나 “통화량이 많아 연결이 어렵다”는 안내 메시지만 나왔다. NS홈쇼핑 관계자는 “10분도 안 돼 다 팔렸다”고 했다.
방송 이후에도 홈쇼핑사에 전화가 빗발쳤다. 추가 방송 문의가 많았다. 온라인 게시판에는 “어디 가면 마스크를 살 수 있느냐”는 글이 주렁주렁 달렸다. 자신을 ‘마스크 난민’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었다. 마스크 구매 대란은 이날도 이어졌다. 비싼 마스크만 판매돼
국내에서 생산되는 보건용 마스크는 하루 약 800만 장에 이른다. 정부는 “1000만 장까지 늘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소비자가 마스크를 살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특히 사람이 많이 찾는 온라인 쇼핑몰, TV홈쇼핑, 대형마트 등에는 재고가 사실상 바닥났다.
11번가가 확보한 50만 장은 지난 4~7일 다 팔렸고, 옥션 또한 30만 장을 6일 몇 분 만에 팔아 치웠다. 쿠팡에는 수시로 마스크 상품이 올라오지만 금세 매진 알림이 뜬다. 쿠팡 관계자는 “하루 3만~9만 개씩 직매입해서 판매하는데 몇 분이면 다 나간다”고 했다.
마스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몰에는 지금도 판매 중인 마스크가 있다. 주로 마스크 도매상들이 올린 것이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다. 한 장에 2500~3000원 이상이다. 5000원 넘는 것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전에 주로 팔린 황사용 마스크는 한 장에 대부분 1000원 미만이었다. 일반인이 매일 바꿔가며 쓰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이 가격을 감내할 수 있거나, 급하게 필요하거나, 가격 정보를 빠르게 비교할 수 없는 사람들이 주로 산다.
그나마도 “결제를 했는데 못 받았다”는 사람이 다수다. 쿠팡 G마켓 11번가 등 주요 e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에는 “언제 물건을 받을 수 있느냐”는 항의성 글이 빗발치고 있다. 한 e커머스 관계자는 “판매자와 연락이 안 되는 일이 많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마스크 도매상들이 시장가격 상황을 봐 가며 물량을 조절 중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매 못한 소비자들 분노
유통사가 간신히 마스크를 구해와 판매해도 욕만 먹는 일이 많다. 현대홈쇼핑은 7일 오전 4시 마스크 판매방송을 했다. t커머스인 현대홈쇼핑플러스를 통해서였다. 60개가 들어 있는 230세트는 방송 시작 2분 만에 다 나갔다. 물건을 사지 못한 사람 중 일부는 분노했다. 방송 30분 전에 온라인몰에서 먼저 팔았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현대홈쇼핑플러스가 원래 모바일과 연동돼 있어 모든 상품을 방송 시작 전부터 판매하곤 한다”고 해명했다. 현대홈쇼핑은 추가로 오는 13일 오후 2시20분 판매방송을 부랴부랴 편성했다. 준비한 물량은 7일 방송 때보다 훨씬 많은 4000세트다.
상당수 유통사는 아예 마스크 판매를 포기했다. 물건을 구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구해서 팔아도 못 산 소비자의 비난만 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NS홈쇼핑 현대홈쇼핑 등 홈쇼핑사들이 나선 것도 사실 정부가 등을 떠민 이유가 컸다.
마스크 재고 확보가 유통사의 ‘실력’이란 말이 나온다. 마스크 제조사, 도매상 등과 그동안 관계를 잘 맺은 유통업체만 물건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오전 11시20분 판매 시작과 동시에 전화 주문을 해봤다. 회사 측은 온라인 접속자가 한꺼번에 몰릴 것에 대비해 홈페이지와 앱에서는 주문을 받지 않았다. 수차례 전화를 시도했으나 “통화량이 많아 연결이 어렵다”는 안내 메시지만 나왔다. NS홈쇼핑 관계자는 “10분도 안 돼 다 팔렸다”고 했다.
방송 이후에도 홈쇼핑사에 전화가 빗발쳤다. 추가 방송 문의가 많았다. 온라인 게시판에는 “어디 가면 마스크를 살 수 있느냐”는 글이 주렁주렁 달렸다. 자신을 ‘마스크 난민’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었다. 마스크 구매 대란은 이날도 이어졌다. 비싼 마스크만 판매돼
국내에서 생산되는 보건용 마스크는 하루 약 800만 장에 이른다. 정부는 “1000만 장까지 늘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소비자가 마스크를 살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특히 사람이 많이 찾는 온라인 쇼핑몰, TV홈쇼핑, 대형마트 등에는 재고가 사실상 바닥났다.
11번가가 확보한 50만 장은 지난 4~7일 다 팔렸고, 옥션 또한 30만 장을 6일 몇 분 만에 팔아 치웠다. 쿠팡에는 수시로 마스크 상품이 올라오지만 금세 매진 알림이 뜬다. 쿠팡 관계자는 “하루 3만~9만 개씩 직매입해서 판매하는데 몇 분이면 다 나간다”고 했다.
마스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몰에는 지금도 판매 중인 마스크가 있다. 주로 마스크 도매상들이 올린 것이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다. 한 장에 2500~3000원 이상이다. 5000원 넘는 것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전에 주로 팔린 황사용 마스크는 한 장에 대부분 1000원 미만이었다. 일반인이 매일 바꿔가며 쓰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이 가격을 감내할 수 있거나, 급하게 필요하거나, 가격 정보를 빠르게 비교할 수 없는 사람들이 주로 산다.
그나마도 “결제를 했는데 못 받았다”는 사람이 다수다. 쿠팡 G마켓 11번가 등 주요 e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에는 “언제 물건을 받을 수 있느냐”는 항의성 글이 빗발치고 있다. 한 e커머스 관계자는 “판매자와 연락이 안 되는 일이 많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마스크 도매상들이 시장가격 상황을 봐 가며 물량을 조절 중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매 못한 소비자들 분노
유통사가 간신히 마스크를 구해와 판매해도 욕만 먹는 일이 많다. 현대홈쇼핑은 7일 오전 4시 마스크 판매방송을 했다. t커머스인 현대홈쇼핑플러스를 통해서였다. 60개가 들어 있는 230세트는 방송 시작 2분 만에 다 나갔다. 물건을 사지 못한 사람 중 일부는 분노했다. 방송 30분 전에 온라인몰에서 먼저 팔았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현대홈쇼핑플러스가 원래 모바일과 연동돼 있어 모든 상품을 방송 시작 전부터 판매하곤 한다”고 해명했다. 현대홈쇼핑은 추가로 오는 13일 오후 2시20분 판매방송을 부랴부랴 편성했다. 준비한 물량은 7일 방송 때보다 훨씬 많은 4000세트다.
상당수 유통사는 아예 마스크 판매를 포기했다. 물건을 구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구해서 팔아도 못 산 소비자의 비난만 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NS홈쇼핑 현대홈쇼핑 등 홈쇼핑사들이 나선 것도 사실 정부가 등을 떠민 이유가 컸다.
마스크 재고 확보가 유통사의 ‘실력’이란 말이 나온다. 마스크 제조사, 도매상 등과 그동안 관계를 잘 맺은 유통업체만 물건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