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ㅣ"여자들 정말 이래?" 너무도 솔직한 연극 '리마인드' 여배우 3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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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리마인드' 배우 유아름·김수정·여시현· 황바울·박도욱
"30대 여성들의 솔직한 이야기 담았어요."
"30대 여성들의 솔직한 이야기 담았어요."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고 했던가. 오랫동안 함께 활동했던 30대 여자 배우 셋이 의기투합했더니 연극이 나왔다. 정말 친한 친구들끼리 나눌 수 있는 솔직한 고민을 그대로 극에 담았다. 연극 '리마인드'의 이야기다.
'리마인드'는 행복한 결혼을 꿈꾸는 스튜어디스, 당당한 독신을 지향하는 쇼호스트,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10년째 도전을 이어가는 배우, 세 여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배역 이름은 유아름, 김수정, 여시현 배우 자신들의 이름을 따 붙였다. 이들의 뜻에 공감하며 배우 황바울, 박도욱이 합류했다. 많은 배우들이 꿈꿨지만 상상으로 그쳤던 프로젝트를 완수하고 무대에 올리기 앞서 연습실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던 이들을 만났다. 시작은 단순했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들어 올리는 건 김수정과 유아름, 여시현 세 사람이 오래전부터 바라왔던 소망이었다. 대학로에서 적지 않은 시간 동안 무대에 오르면서 "새로운 이야기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고.
여기에 연극 '그대와 영원히', '골든타임', 뮤지컬 '프로포즈 못하는 남자' 등을 연출한 김기석 감독이 함께 대본작업을 하면서 '리마인드' 프로젝트는 구체화됐다. "연극에서 여자 중심으로 돌아가는 극이 많지 않아요. 상업적으로 흥행 확률도 떨어진다고 보고요. 마음은 있지만 쉽게 추진하지 못했던 일이었고, 투자 등 현실적인 걱정도 많았어요. 그런데 이번엔 기회가 다 잘 맞아떨어진 거 같아요."(여시현)
'리마인드'는 여자 셋이 이끄는 극이 분명하지만 이들과 호흡을 맞추는 남자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남자친구부터 직장 동료, 카페 종업원 등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모든 남자들을 황바울, 박도욱이 연기해낸다. 1인당 5개 이상의 역할을 해내는 '멀티맨'이지만 그 역할들이 모두 중요한 만큼 "쉽게 캐스팅을 진행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단순히 멀티맨이라고 해서 받쳐주기만 하는 역할은 싫더라고요. 주인공의 남자친구라는 설정도 있고, 남성 관객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라도 굉장히 신중할 수 밖에 없었어요."(유아름) "남자들의 수다와 여자들의 수다는 분명 다르니까요. 그런 남녀의 차이를 보여줄 수 있길 바랐어요. '리마인드'라는 작품을 보면서 성별과 연령을 떠나 모두가 공감하고, 추억하고 일상과 사회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담아내고 싶었고요."(김수정) 지난해 8월 첫 대본이 나온 후 10번 이상 수정을 거쳐 완성본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가장 많이 나왔던 말이 "여자들이 정말 이래?"였다고. 적나라하고 솔직한 여자들의 화법에 김기석 연출가도 몇 번이나 놀랐다고. 이는 남자 배우들도 마찬가지였다.
"대사 중에 '남자들은 여자들이 속옷을 벗어주면 바뀐다'는 말이 있어요. 그걸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나요. '이런 얘길 올려도 되는 건가요?'라고 물었던 기억이 나요. 19금 얘기도 많이 하더라고요."(박도욱) "남자들이 들으면 뜨끔할 수 있는 얘기들도 있어요. 그걸 잘 긁어서 말해주는 거 같아요."(황바울)
여성들의 보편적이고 거침없는 담론에 세 여배우의 개인적인 모습을 담에 세밀한 부분을 잡았다. 배우 외에 승무원, 쇼호스트라는 배역들의 직업도 각자 개인적으로 생각했었던 일들이었다. 각각의 에피소드들도 자신의 경험, 주변의 이야기를 녹여냈다.
"극중 시현은 배우 생활을 하면서 생업을 위해 나래이터 아르바이트를 해요. 그러면서 '내가 배우일 한다고 했는데, 아는 사람을 만나면 어쩌나' 두려워하죠. 돈은 벌어야 하지만 친구를 만났을 때 부끄럽고, 숨기고 싶은 감정들을 느끼는데요. 저도 동대문에서 옷을 파는 일을 하면서 아는 사람과 마주치면 어쩌나 생각한 적이 있어요. 중국 사람들에게 옷을 추천하고, '예쁘다' 칭찬하고 하는 모습을 제가 하는 사람들에겐 보여주고 싶지 않았거든요."(여시현) "요즘은 10년 넘게 일한 후, 돈이 있든 없든 여행을 떠나거나 자기를 돌아보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잖아요. 저 역시 그런 감정을 느꼈어요. 극에서 아름도 후반부에 모든 것을 내려놓게 되는데, 그런 부분들이 '아, 내 모습같다' 라고 느껴지는 거 같아요."(유아름)
"수정이는 겉은 화려하지만 속엔 많은 상처가 있어요.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아 돈도 잘 벌고, 주변 사람들에게 무례하게 굴어도 되는 줄 알고 살았죠. 자존심이 세서 상처가 있어도 티 내지 않고 혼자 울어요. 지난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례들이 있었는데요. 남들이 보기엔 다 가졌는데, 왜 자신을 놓아버렸을까 계속 생각하게 되는 인물이에요."(김수정)
첫 프로젝트는 오는 20일부터 대학로 후암스테이지 1관에서 상연을 시작한다. 배우들은 '리마인드'를 통해 설립된 회사 늘품컴퍼니가 오랫동안 이어지며 작품을 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다. 늘품컴퍼니 대표직에 이름을 올린 김수정은 "이 공연을 통해 회사도 시작됐다"며 "공연을 보고 관객들이 좋은 평가를 해주시면 이를 보완해 나갈 것"이라는 계획을 전했다.
연기부를 맡은 유아름은 "배우들끼리 뭉쳐서 우리가 좋아하는 작품을 만들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면서 "우리도 관객들도 모두 공감하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홍보 마케팅부를 담당하는 여시현은 "스스로 노력해서 기회를 만들었다"며 "크게 무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하며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리마인드'는 행복한 결혼을 꿈꾸는 스튜어디스, 당당한 독신을 지향하는 쇼호스트,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10년째 도전을 이어가는 배우, 세 여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배역 이름은 유아름, 김수정, 여시현 배우 자신들의 이름을 따 붙였다. 이들의 뜻에 공감하며 배우 황바울, 박도욱이 합류했다. 많은 배우들이 꿈꿨지만 상상으로 그쳤던 프로젝트를 완수하고 무대에 올리기 앞서 연습실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던 이들을 만났다. 시작은 단순했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들어 올리는 건 김수정과 유아름, 여시현 세 사람이 오래전부터 바라왔던 소망이었다. 대학로에서 적지 않은 시간 동안 무대에 오르면서 "새로운 이야기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고.
여기에 연극 '그대와 영원히', '골든타임', 뮤지컬 '프로포즈 못하는 남자' 등을 연출한 김기석 감독이 함께 대본작업을 하면서 '리마인드' 프로젝트는 구체화됐다. "연극에서 여자 중심으로 돌아가는 극이 많지 않아요. 상업적으로 흥행 확률도 떨어진다고 보고요. 마음은 있지만 쉽게 추진하지 못했던 일이었고, 투자 등 현실적인 걱정도 많았어요. 그런데 이번엔 기회가 다 잘 맞아떨어진 거 같아요."(여시현)
'리마인드'는 여자 셋이 이끄는 극이 분명하지만 이들과 호흡을 맞추는 남자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남자친구부터 직장 동료, 카페 종업원 등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모든 남자들을 황바울, 박도욱이 연기해낸다. 1인당 5개 이상의 역할을 해내는 '멀티맨'이지만 그 역할들이 모두 중요한 만큼 "쉽게 캐스팅을 진행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단순히 멀티맨이라고 해서 받쳐주기만 하는 역할은 싫더라고요. 주인공의 남자친구라는 설정도 있고, 남성 관객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라도 굉장히 신중할 수 밖에 없었어요."(유아름) "남자들의 수다와 여자들의 수다는 분명 다르니까요. 그런 남녀의 차이를 보여줄 수 있길 바랐어요. '리마인드'라는 작품을 보면서 성별과 연령을 떠나 모두가 공감하고, 추억하고 일상과 사회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담아내고 싶었고요."(김수정) 지난해 8월 첫 대본이 나온 후 10번 이상 수정을 거쳐 완성본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가장 많이 나왔던 말이 "여자들이 정말 이래?"였다고. 적나라하고 솔직한 여자들의 화법에 김기석 연출가도 몇 번이나 놀랐다고. 이는 남자 배우들도 마찬가지였다.
"대사 중에 '남자들은 여자들이 속옷을 벗어주면 바뀐다'는 말이 있어요. 그걸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나요. '이런 얘길 올려도 되는 건가요?'라고 물었던 기억이 나요. 19금 얘기도 많이 하더라고요."(박도욱) "남자들이 들으면 뜨끔할 수 있는 얘기들도 있어요. 그걸 잘 긁어서 말해주는 거 같아요."(황바울)
여성들의 보편적이고 거침없는 담론에 세 여배우의 개인적인 모습을 담에 세밀한 부분을 잡았다. 배우 외에 승무원, 쇼호스트라는 배역들의 직업도 각자 개인적으로 생각했었던 일들이었다. 각각의 에피소드들도 자신의 경험, 주변의 이야기를 녹여냈다.
"극중 시현은 배우 생활을 하면서 생업을 위해 나래이터 아르바이트를 해요. 그러면서 '내가 배우일 한다고 했는데, 아는 사람을 만나면 어쩌나' 두려워하죠. 돈은 벌어야 하지만 친구를 만났을 때 부끄럽고, 숨기고 싶은 감정들을 느끼는데요. 저도 동대문에서 옷을 파는 일을 하면서 아는 사람과 마주치면 어쩌나 생각한 적이 있어요. 중국 사람들에게 옷을 추천하고, '예쁘다' 칭찬하고 하는 모습을 제가 하는 사람들에겐 보여주고 싶지 않았거든요."(여시현) "요즘은 10년 넘게 일한 후, 돈이 있든 없든 여행을 떠나거나 자기를 돌아보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잖아요. 저 역시 그런 감정을 느꼈어요. 극에서 아름도 후반부에 모든 것을 내려놓게 되는데, 그런 부분들이 '아, 내 모습같다' 라고 느껴지는 거 같아요."(유아름)
"수정이는 겉은 화려하지만 속엔 많은 상처가 있어요.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아 돈도 잘 벌고, 주변 사람들에게 무례하게 굴어도 되는 줄 알고 살았죠. 자존심이 세서 상처가 있어도 티 내지 않고 혼자 울어요. 지난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례들이 있었는데요. 남들이 보기엔 다 가졌는데, 왜 자신을 놓아버렸을까 계속 생각하게 되는 인물이에요."(김수정)
첫 프로젝트는 오는 20일부터 대학로 후암스테이지 1관에서 상연을 시작한다. 배우들은 '리마인드'를 통해 설립된 회사 늘품컴퍼니가 오랫동안 이어지며 작품을 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다. 늘품컴퍼니 대표직에 이름을 올린 김수정은 "이 공연을 통해 회사도 시작됐다"며 "공연을 보고 관객들이 좋은 평가를 해주시면 이를 보완해 나갈 것"이라는 계획을 전했다.
연기부를 맡은 유아름은 "배우들끼리 뭉쳐서 우리가 좋아하는 작품을 만들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면서 "우리도 관객들도 모두 공감하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홍보 마케팅부를 담당하는 여시현은 "스스로 노력해서 기회를 만들었다"며 "크게 무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하며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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