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TCL 차이니즈 극장 앞에 기생충 포스터가 대형 스크린에 띄워져 있다. 기생충은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각본·편집·미술·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까지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TCL 차이니즈 극장 앞에 기생충 포스터가 대형 스크린에 띄워져 있다. 기생충은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각본·편집·미술·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까지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1917’의 아성을 넘어 아카데미 트로피를 거머쥘 수 있을까.

9일(한국시간 10일 오전 10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과 제1차 세계대전 배경의 ‘1917’이 작품상·감독상 등을 놓고 경쟁한다.

‘기생충’이 수상할 경우 비영어권 영화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는 첫 사례가 된다.

‘기생충’은 최고상인 작품상을 비롯, 감독상·각본상·편집상·미술상·국제영화상 등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한국 영화가 아카데미상 최종 후보에 오른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기생충’은 지난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에 이어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영국 아카데미 각본상·외국어영화상, 미국 배우조합(SAG) 앙상블상, 작가조합(WGA) 각본상, 미술감독조합(ADG) 미술상, 편집자협회(ACE) 편집상 등을 휩쓸며 세계 영화계에 발자취를 남겼다.

내외신을 막론하고 ‘기생충’의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수상은 기정사실로 여기는 분위기다. 관심은 작품상·감독상 등 주요 부분 수상이다.

작품상 후보에 오른 작품은 ‘기생충’과 ‘포드 V 페라리’ ‘조조 래빗’ ‘조커’ ‘아이리시맨’ 등 9편. 이 중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세운 앰블린 파트너스가 제작하고 샘 멘데스 감독이 연출한 ‘1917’은 골든글로브에서 작품상·감독상 등 2관왕,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7관왕에 올랐던 화제의 작품이다.

‘1917’이 작품상 유력 후보로 꼽히는 데는 ‘플래툰’ ‘잉글리시 페이션트’ ‘허트 로커’ ‘패튼 대전차 군단’ 같은 전쟁영화에 우호적이었던 아카데미상의 역사도 한몫한다.

수상 예측 사이트 골드더비의 8일 집계에 따르면 작품상과 감독상 수상 확률은 ‘1917’이 각각 16.46%, 24%이고 ‘기생충’은 15.09%, 20.76%로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각본상(23.34%)과 국제영화상 부문(24.78%)에선 ‘기생충’의 수상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뉴욕타임스(NYT)의 카일 뷰캐너는 8일 평론을 통해 "‘기생충’이 이변을 일으킬 것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면서 "등장인물에 따라 긴장감을 더하는 능수능란한 시퀀스로 주목받는 ‘기생충’의 편집상 수상도 가능하고, 이는 곧 작품상 수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에 오른 이승준 감독의 ‘부재의 기억’ 수상 여부도 주목할 만하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전 9시50분부터 TV조선에서 단독 생중계된다. 진행은 동시통역사 겸 방송인 안현모와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맡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