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의 초반 승부처로 평가받는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이 뜨거운 ‘장외 공방’을 벌였다.

9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깜짝 1위’에 오른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은 이날 여러 시사방송을 통해 경쟁자들의 공격을 반박하는 등 적극적인 여론전을 펼쳤다.

부티지지는 CNN방송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과 한 인터뷰에서 자신을 강하게 견제하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겨냥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전날 유세에서 “부티지지는 버락 오바마가 아니다”고 공세를 가한 데 대해 부티지지는 “나는 (오바마가) 아니고, 그 역시 아니다”고 받아쳤다. 이어 “지금은 2020년이고, 우리는 새 리더십을 요구하는 새로운 순간에 있다”고 말했다. 부티지지는 2008년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1위를 한 뒤 대권까지 거머쥔 오바마의 과거 행적과 비교되면서 ‘백인 오바마’로 불리는 등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4위로 추락해 위기에 몰린 바이든 전 부통령은 ABC방송의 ‘디스위크’에 출연해 부티지지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바이든은 “그래서 그(부티지지)는 무엇을 했느냐”며 자신은 오랜 기간 상원의원으로 일하고, 두 차례 부통령을 지내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아이오와와 뉴햄프셔 경선에서 2위 안에 들지 못하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 사람은 없지 않느냐는 질문에 “아프리카계 미국인에게 압도적 지지를 받지 못하고 후보로 지명된 사람도 없다”며 자신은 흑인들의 큰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고령 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심장병으로 잠시 유세를 중단하기도 했던 자신의 건강에 대한 우려를 적극 방어했다. 그는 NBC방송의 ‘밋 더 프레스’ 인터뷰에서 모든 의료 기록을 공개할 것이냐는 질문에 “의료 기록 중 실질적인 부분을 다 공개했다”며 심장병 전문의들도 내가 건강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3위로 애매한 성적표를 받아든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ABC방송 인터뷰에서 “긴 선거운동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동안 31개 주를 방문해 유권자들을 만났다”며 “끝까지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