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의원이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내일의 YOUTH 18세 유권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전 의원이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내일의 YOUTH 18세 유권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10일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4관왕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에 대해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공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남의 것을 빼앗는 사람들이 기생충이다"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에서 "감독님 같은 천재를 거인의 어깨 위에 올려주신 우리나라 모든 영화인과 관객들께도 박수를 보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저는 ‘기생충’을 보면서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면서 "공정이 무너진 사회를 그려낸 작품이라는 생각이다. 우리 사회의 기생충은 변기 물이 역류하고 냄새나는 화장실을 사용하는 반지하 거주자가 아닐 것이다. 공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남의 것을 빼앗는 사람들이 기생충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둘째, 영화 생태계의 공정성 문제"라며 "미국 파라마운트사는 1948년에 ‘영화관을 모두 매각하라’는 법원 판결을 받았다. 그때부터 미국에는 영화제작사가 영화관을 소유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대기업이 기획, 투자, 제작, 배급에 영화관까지 운영한다"고 꼬집었다.



안 전 대표는 "저는 1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1편도 좋지만, 1백만 관객이 즐길 수 있는 영화 10편 중에서 제가 보고 싶은 걸 골라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봉 감독님의 수상 소감도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을 정확하게 짚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국가주의, 전체주의를 넘어서 개인이 행복한 나라가 돼야 한다. 민간의 창의와 상상이 흘러넘쳐야 영화도 잘 되고, 경제도 잘 된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탁월한 실력과 치열한 노력으로 공정하게 경쟁해서 최고의 반열에 오른 봉준호 감독님과 ‘기생충’ 제작팀, 그리고 대한민국 영화인들이 우리나라가 가야 할 길을 보여줬다. 거듭 축하드린다"고 했다.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공동대표는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 작품상 비롯해 4관왕 수상! 대한민국 파이팅!"이라고 격한 기쁨을 표했다.
아카데미 레드카펫서 '엄지척' 하는 봉준호  (로스앤젤레스 로이터=연합뉴스)
아카데미 레드카펫서 '엄지척' 하는 봉준호 (로스앤젤레스 로이터=연합뉴스)
하 공동대표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 비롯해 4관왕의 영예를 안으며 세계 영화사를 새로 썼다"면서 "대한민국 모두의 영광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울한 소식에 지친 우리 국민들에게 큰 ‘희망’을 선물했다"면서 "지금 우리 국민은 경제난과 코로나 사태로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IMF 사태 당시 큰 용기를 주었던 박세리 선수처럼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은 대한민국의 저력을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한민국은 잠재력 있는 청년들을 공시생으로만 내몰고 있다"면서 "꿈을 봉쇄하고 있다. 제2의 봉준호, 제2의 BTS와 같은 창의적인 한국인들이 나올 수 있도록 대한민국 구조를 싹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