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윤에 "징역 1년 이상 선고할 수 있는 혐의"
송환시 불공정 재판·정치적 박해 가능성도 일축

네덜란드 법원이 10일(현지시간) '최순실 집사'로 알려진 데이비드 윤(한국명 윤영식·52) 씨의 한국 송환을 허가했다.

이 결정이 그대로 확정되면 인터폴 수배 끝에 네덜란드에서 체포돼 하를렘 인근 구치소에 8개월간 수감돼 있던 윤씨는 한국으로 송환,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게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가 이날 입수한 노르트홀란트주 법원 결정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나는 결백하므로 석방돼야 한다'는 윤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오히려 사문서위조, 자금 세탁, 알선수재, 사기 등의 범죄를 열거하면서 윤씨가 적어도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할 수 있는 혐의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윤씨의 혐의가 인정되면 한국뿐 아니라 네덜란드에서도 처벌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또 '한국으로 송환되면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게 된다'는 윤씨의 주장도 기각했다.

재판부는 "한국과 네덜란드 간 범죄인 인도 조약을 고려할 때 한국은 유럽인권조약(ECHR) 6조에서 규정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국가"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 범죄인 인도를 불허하기는 어렵다는 그동안의 유럽인권재판소(ECtHR)의 판례도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후의 국내 정치 상황을 볼 때 정치적으로 박해받을 우려가 있다'는 윤씨의 주장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한국 법무부가 범죄인 인도를 청구한 것은 정치적 이유가 아니며, 한국의 정치 상황은 네덜란드 법원이 판단할 문제도 아니다"고 일축했다.

이밖에 윤씨는 자신에 대한 체포영장의 진본 여부가 불확실하다거나 한국에서 전문가를 불러 추가 심리를 진행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폈으나 모두 기각됐다.

윤씨는 이날 결정에 불복해 한 차례 대법원에 상소할 수 있다.

대법원이 상소를 기각할 경우 법무부 장관의 최종 결정에 따라 송환이 확정된다.

네덜란드 검찰 관계자는 연합뉴스 기자와의 통화에서 "법무부로 넘어가면 금세 결정이 날 것"이라면서도 "대법원 심리가 얼마나 오래 걸릴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윤씨는 2016년 초 부동산 개발업자로부터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 부지가 뉴스테이 지구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작업비 명목으로 3억원을 챙긴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그는 2016년 9월 독일로 출국한 후 종적을 감췄다가 지난해 5월 30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서 현지 헌병에 검거돼 한국 송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재판을 받아왔다.

네덜란드 법원, '최순실 집사' 한국 송환 결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