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이 지난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면서 주가 반등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 공공 목적의 대출 확대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자 은행 자회사인 IBK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낮췄다.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기업은행은 전날과 같은 1만600원에 마감했다. 전날 장 마감 후 지난해 순이익(1조6275억원)이 전년 대비 7.8% 줄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순이익도 2597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3175억원)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기업은행은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감소”를 첫째 이유로 꼽았다. 기업은행의 지난해 4분기 NIM은 1.74%로 전분기 대비 7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전분기 대비 8bp 하락)에 이어 4분기에도 큰 폭의 NIM 하락에 따라 기업은행의 상대적 강점이었던 이자 마진의 안정성 우려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상임금 관련 소송, 성과급 등에 대비해 충당금으로 1000억원가량을 추가로 적립한 것도 수익성 하락의 원인이 됐다.

이에 신한금융투자 KB증권 키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가 잇따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기업은행이 모회사인 IBK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1만7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낮췄다. 기업은행은 IBK투자증권 지분 83.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IBK투자증권은 기업은행의 금융지원 등 공공 기능 수행에 대한 시장 우려가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기업은행이 실시한 자영업 지원을 위한 노마진 저금리 대출 등을 대표적으로 꼽았다. 최근 기업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라 중소기업을 위해 특별지원자금, 대출 만기 연장 등의 계획을 발표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공적 기능에서 다른 은행주와 차이가 커지면 주가순자산비율(PBR) 0.3배(2019년 말 기준)도 큰 메리트로 인식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