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건우와 함께하는 '황제' 협주곡…한경필, 새봄 베토벤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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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0일 롯데콘서트홀서 신춘음악회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와
홍석원 한경필 감독 첫 호흡
피아노협주곡 5번 '황제' 협연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와
홍석원 한경필 감독 첫 호흡
피아노협주곡 5번 '황제' 협연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한경필)가 올해 탄생 250주년을 맞은 베토벤으로 봄을 맞는다. ‘건반 위의 구도자’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백건우(74)가 협연자로 나선다. 한경필과는 첫 만남이다.
‘한경필하모닉 신춘음악회’가 다음달 10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한경필이 2015년 창단 이후 열아홉 번째로 여는 정기연주회다. 지난해 한경필의 2대 음악감독으로 선임된 홍석원 지휘자(38)가 지휘봉을 잡는다. 홍 감독은 2015년 9월부터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롤주립극장 수석지휘자로도 활동 중이다.
이번 음악회는 백건우와 함께하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로 막을 올린다. 백건우는 1956년 열 살 때 김생려가 지휘하는 해군교향악단(서울시립교향악단 전신)에서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으로 데뷔했다. 5년 후 미국 뉴욕으로 유학을 떠났고 1970년대엔 유럽으로 무대를 넓혔다. 하지만 쉬운 길을 택하진 않았다. 1973년 라벨 전곡을 시작으로 리스트, 스크리아빈, 프로코피예프, 리스트 등 한 작곡가씩 음악 세계를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65년째 묵묵히 자신만의 보폭으로 나아가며 스스로 ‘구도자’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2005년 한국 연주자로는 처음으로 데카 레이블과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앨범을 계약했다. 2007년과 2017년엔 8일간 베토벤의 32개 피아노 소나타 전곡 리사이틀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홍 감독이 백건우와 한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젊은 음악인으로서 백건우 같은 대가와 함께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영광”이라며 “매우 기대되는 연주”라고 말했다. 백건우의 협연으로 선보일 ‘황제’는 1809년 베토벤이 38세에 완성한 곡으로, 그의 피아노 협주곡 다섯 편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장중한 작품이다. 오스트리아 빈의 성벽 근처에 거주했던 베토벤은 나폴레옹 군의 공격으로 도시 전체가 혼란스러운 상황에도 지하실에서 이 곡을 작곡하는 데 열중했다고 전해진다. 피아노 협주곡 3번의 풍부한 독창성과 4번의 교향곡적 작곡 기법이 웅장함으로 다듬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2부는 베토벤 교향곡 7번으로 꾸민다. 1812년 42세에 이 교향곡을 작곡한 당시의 베토벤은 불안한 생계와 잃어가는 청력, 소화 장애 등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었다. 앞서 1802년부터 1809년까지 베토벤은 다섯 곡의 교향곡을 썼고 현악 4중주 ‘라주모프스키’ 및 피아노 소나타 ‘발트슈타인’과 ‘열정’ 등 걸작을 쏟아냈다. 1809년에도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비롯해 현악 4중주 작품 74와 피아노 소나타 ‘고별’ 등을 잇따라 발표했다. 하지만 1810년부터는 작곡 속도가 더뎌졌다. 그런 와중에 4년간의 교향곡 공백기를 깨고 완성한 작품이 교향곡 7번이다. 드라마틱한 리듬의 반복을 통해 긴장이 이어지는 이 작품은 1813년 빈대학 강당에서 베토벤의 지휘로 초연했다. ‘영웅’(3번) ‘운명’(5번) ‘합창’(9번) 같은 표제는 없지만 바그너가 ‘무도의 신화’라고 언급했을 만큼 리듬감이 돋보이는 곡이다.
홍 감독은 “7번 교향곡은 베토벤의 교향곡 중에도 가장 밝고 화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웅장한 ‘황제’ 협주곡과는 달리 활기찬 매력을 지니고 있는 작품으로, 봄의 신선함과도 잘 어울릴 것 같아 신춘음악회 프로그램으로 골랐다”고 말했다.
올해 한경필은 신춘음악회로 시작하는 정기공연 외에도 다음달 3일 국립합창단이 기획한 3·1절 기념연주회 ‘아리’로 올해 첫 무대에 오른다. 홍 감독은 “지난해 새로운 단원 선발과 도전적인 프로그램으로 오케스트라의 기반을 닦은 만큼 올해는 좀 더 도전적으로 이끌 계획”이라며 “지난해 말러 교향곡 1번에 이어 올해도 말러 작품뿐 아니라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합창 교향곡과 잘 연주되지는 않지만 독특한 매력을 지닌 에그몬트 서곡 전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한경필하모닉 신춘음악회’가 다음달 10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한경필이 2015년 창단 이후 열아홉 번째로 여는 정기연주회다. 지난해 한경필의 2대 음악감독으로 선임된 홍석원 지휘자(38)가 지휘봉을 잡는다. 홍 감독은 2015년 9월부터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롤주립극장 수석지휘자로도 활동 중이다.
이번 음악회는 백건우와 함께하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로 막을 올린다. 백건우는 1956년 열 살 때 김생려가 지휘하는 해군교향악단(서울시립교향악단 전신)에서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으로 데뷔했다. 5년 후 미국 뉴욕으로 유학을 떠났고 1970년대엔 유럽으로 무대를 넓혔다. 하지만 쉬운 길을 택하진 않았다. 1973년 라벨 전곡을 시작으로 리스트, 스크리아빈, 프로코피예프, 리스트 등 한 작곡가씩 음악 세계를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65년째 묵묵히 자신만의 보폭으로 나아가며 스스로 ‘구도자’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2005년 한국 연주자로는 처음으로 데카 레이블과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앨범을 계약했다. 2007년과 2017년엔 8일간 베토벤의 32개 피아노 소나타 전곡 리사이틀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홍 감독이 백건우와 한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젊은 음악인으로서 백건우 같은 대가와 함께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영광”이라며 “매우 기대되는 연주”라고 말했다. 백건우의 협연으로 선보일 ‘황제’는 1809년 베토벤이 38세에 완성한 곡으로, 그의 피아노 협주곡 다섯 편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장중한 작품이다. 오스트리아 빈의 성벽 근처에 거주했던 베토벤은 나폴레옹 군의 공격으로 도시 전체가 혼란스러운 상황에도 지하실에서 이 곡을 작곡하는 데 열중했다고 전해진다. 피아노 협주곡 3번의 풍부한 독창성과 4번의 교향곡적 작곡 기법이 웅장함으로 다듬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2부는 베토벤 교향곡 7번으로 꾸민다. 1812년 42세에 이 교향곡을 작곡한 당시의 베토벤은 불안한 생계와 잃어가는 청력, 소화 장애 등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었다. 앞서 1802년부터 1809년까지 베토벤은 다섯 곡의 교향곡을 썼고 현악 4중주 ‘라주모프스키’ 및 피아노 소나타 ‘발트슈타인’과 ‘열정’ 등 걸작을 쏟아냈다. 1809년에도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비롯해 현악 4중주 작품 74와 피아노 소나타 ‘고별’ 등을 잇따라 발표했다. 하지만 1810년부터는 작곡 속도가 더뎌졌다. 그런 와중에 4년간의 교향곡 공백기를 깨고 완성한 작품이 교향곡 7번이다. 드라마틱한 리듬의 반복을 통해 긴장이 이어지는 이 작품은 1813년 빈대학 강당에서 베토벤의 지휘로 초연했다. ‘영웅’(3번) ‘운명’(5번) ‘합창’(9번) 같은 표제는 없지만 바그너가 ‘무도의 신화’라고 언급했을 만큼 리듬감이 돋보이는 곡이다.
홍 감독은 “7번 교향곡은 베토벤의 교향곡 중에도 가장 밝고 화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웅장한 ‘황제’ 협주곡과는 달리 활기찬 매력을 지니고 있는 작품으로, 봄의 신선함과도 잘 어울릴 것 같아 신춘음악회 프로그램으로 골랐다”고 말했다.
올해 한경필은 신춘음악회로 시작하는 정기공연 외에도 다음달 3일 국립합창단이 기획한 3·1절 기념연주회 ‘아리’로 올해 첫 무대에 오른다. 홍 감독은 “지난해 새로운 단원 선발과 도전적인 프로그램으로 오케스트라의 기반을 닦은 만큼 올해는 좀 더 도전적으로 이끌 계획”이라며 “지난해 말러 교향곡 1번에 이어 올해도 말러 작품뿐 아니라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합창 교향곡과 잘 연주되지는 않지만 독특한 매력을 지닌 에그몬트 서곡 전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