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시장 찾은 문대통령 "힘내세요"…질본 격려용 홍삼 구매

직접 우산 들고 상인 격려…악수도 하며 '코로나19 안심' 메시지
상인들 "장사 안돼"…'숭례문 탓 재건축 어려움' 호소에 "문화재 규제 어려워"
박영선 중기부 장관 등 동행…특별융자 정책 등 소개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남대문시장을 찾아 상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경청했다.

문 대통령이 일선 경제·민생 현장을 찾는 것은 사흘 만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충남 아산의 우한 교민 임시생활시설 방문 시 인근 온양온천 시장을 찾은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이같이 현장 행보를 이어가는 것은 코로나19 확산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는 동시에 막연한 불안감으로 지나치게 경기가 위축되는 상황을 막으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일정을 두고 '안민'(안전+민생) 행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남대문시장 방문에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함께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시장 입구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우산을 직접 들고 상점 한 곳 한곳을 들르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상인, 시민들을 만나 "어려울 텐데 힘 많이 내시기 바랍니다"고 격려했다.

나아가 문 대통령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그동안 현장 방문 시 생략했던 악수를 하기도 했다.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그만큼 성과를 내고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는 동시에 국민에게 '안심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을 만난 상인들은 "장사가 너무 안 돼요", "경기가 너무 안 좋습니다"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문 대통령이 찾은 부산 어묵집의 상인은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어 (매출이) 3분의 1로 준 거 같다"면서도 "다 같이 힘드니 열심히 해야죠"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힘내고 이겨냅시다"라고 말하고 어묵 4만8천원어치를 샀다.

이동 중에 만난 꽃집 상인은 "졸업식, 입학식을 안 하니 어렵지 않은가"라는 문 대통령의 물음에 "대통령이 잘해주고 계시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인삼을 판매하는 상점을 마지막으로 찾았다.

문 대통령은 "인삼이나 홍삼은 면역력에 좋으니 홍보가 많이 됐으면 한다"며 "정부가 전통시장이나 소상공인들, 자영업자들을 지원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상점에서 "질병관리본부의 모든 직원이 먹을 수 있게끔 보내려고 한다"면서 스틱형 홍삼액 30박스를 구입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시장 내 갈치조림 식당에서 박영철 남대문시장 대표이사, 전영범 상인회장 등과 오찬을 함께했다.

상인 등은 문 대통령이 시장을 방문한 데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박영철 서울남대문시장 대표이사는 "외국인은 남대문시장을 관광 1호로 꼽는데 현대 유통구조를 따라가려면 새로운 지원이 필요하다"며 "숭례문 때문에 재건축하려 해도 고도제한에 걸리니 이를 완화해주셨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전통시장 현대화는 김대중 대통령 때 시작돼 참여정부 때 본격화했다"면서 "도시계획보다 무서운 게 문화재다.

문화재 규제가 제일 어렵다"고 말해 단시간 내 이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을 에둘러 밝혔다.

대출 지원이 필요하다는 한 상인의 지적에 박 장관은 소상공인 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센터에서 낮은 이율에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 꽃가게 상인은 12번째 확진자가 남대문시장에 왔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나서 매출이 반으로 줄었다면서 "언론에서 남대문이 안전하다는 점을 홍보해줬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 실장은 "일본이 우리와 상황이 비슷한데 과도한 불안이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낳는다고 해서 차분하게 대응하고, 상가에도 '힘내 우한'이라는 메시지를 붙인다"며 "상인회도 관광객이 올 수 있게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