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 문자 보냈는데 답 없어"
'동양인은 영어 못한다' 인식 드러내
미국의 유명 방송 진행자 엘렌 드제너러스가 영화 '기생충' 스포일러성 발언을 하는가 하면, 봉준호 감독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NBC '엘렌 드제너러스 쇼'(이하 '엘렌쇼'는 11일(이하 한국시간 기준) 공식 유튜브 채널에 '엘렌이 봉준호 감독에게 누드 사진을 보냈지만 봉준호 감독에게선 답이 없었다"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게재했다.
해당 영상에서 엘렌은 지난 10일 진행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결과에 대해 언급하며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4관왕에 오른 '기생충'을 소개했다.
엘렌은 "'기생충'은 엄청났다"고 칭찬하면서도 "수상 결과를 보고 나는 봉준호 감독 통역사에게 문자를 보냈고, 그녀가 봉준호 감독에게 문자를 전달했다. 봉준호 감독은 통역사를 통해 나에게 답장을 전달했는데 난 내 누드사진에 대한 답은 들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엘렌의 발언에 객석에서는 웃음이 나왔지만, 일각에서는 "엘렌이 봉준호 감독이 통역 없이는 의사소통이 불가능하고, 심지어 정확하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없다는 걸 비꼬는 것"이라며 "이는 명백한 인종차별"이라는 지적이다.
엘렌이 인종차별적인 발언으로 논란의 주인공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엘렌은 앞서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으로 '엘렌쇼'에 초대받은 콘스탄스 우'에게 "어디에서 왔냐?"(Where are you from?)라는 질문을 던졌다. 콘스탄스 우는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인물. 완벽한 발음으로 영어를 구사했음에도 "어디서 왔냐"는 질문을 던지는 건, 겉모습으로 '영어를 못할 것'이라는 편견을 드러낸 대표적인 인종차별적인 질문이다.
엘렌은 또 자신의 트위터에 우사인 볼트 등에 엎인 자신의 모습이 합성된 사진을 게재해 논란을 자처했다. 사진이 공개된 직후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과거 흑인 노예들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일었고, 엘렌은 "오해하지 말라"며 "난 인종주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면서 해당 사진을 삭제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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