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노조 가입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노동조합에 가입할 때 남성은 임금 인상이 상대적으로 주된 동기인 반면, 여성은 노동시간 준수가 더 중요한 동기로 작용함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장귀연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노동권연구소 소장은 12일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2017년 이후 민주노총 노조에 가입한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노조 가입 동기로 '고용 불안', '임금 및 소득', '노동시간 및 안전', '괴롭힘과 성희롱', '고용 형태', '동료의 권유', '노조에 대한 신뢰' 등 7개 항목을 제시하고 각각에 대해 점수(5점 만점)를 매기게 했다.

남성 응답자가 매긴 평균 점수는 임금 및 소득(4.05점)이 가장 높았다.

노동시간 및 안전(3.93점), 노조에 대한 신뢰(3.89점)가 뒤를 이었다.

이와는 달리 여성은 노동시간 및 안전(4.32점), 임금 및 소득(4.17점), 노조에 대한 신뢰(3.85점) 순이었다.

장 소장은 남성이 임금을 중시한 데 대해 "남성이 가족 생계 부양의 주된 책임자로 여겨지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여성이 노동시간을 중시한 데 대해서는 "육아나 가사를 병행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노조 가입 동기로 괴롭힘과 성희롱에 대해 부여한 점수는 여성(3.21점)이 남성(2.86점)보다 훨씬 높았다.

여성이 괴롭힘과 성희롱에 그만큼 많이 노출돼 있다는 얘기다.

연령대별로 보면 노조에 대한 신뢰의 평균 점수가 30대 이하(3.75점)보다 40대 이상(3.95점)이 높았다.

중장년보다 청년 세대가 노조를 덜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분석됐다.

남녀를 통틀어 노조 결성 이후 개선된 부분에 대해 매긴 점수는 노동시간 및 안전(3.41점)이 가장 높았고 이어 고용 안정(3.39점), 괴롭힘과 성희롱(3.31점), 임금 및 소득(3.24점) 순이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를 의미하는 고용 형태(2.92점)는 점수가 가장 낮았다.

장 소장은 "노조 결성 이후에도 정규직 전환 등은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설문에 응한 869명의 답변을 분석한 결과다.

장 소장은 "표본 추출을 통해 체계적으로 진행한 조사가 아니고 무작위로 설문에 응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2017년 이후 노조 가입자의 대표성을 띨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