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이 되려는게 아니라 프랑스 국민이 선택한 실용정치 실체 알리려는 것"
"일대일 구도는 여당서 바라는 구도…각자 진영에서 치열하게 노력하자"
낮은 지지율엔 "2016년에도 마지막 순간에 지지 모였다"
[일문일답] 안철수 "대선? 진심 전달되면 사라져도 좋다…중도의 길로 직진"
국민당 안철수 창당준비위원장은 12일 차기 대권도전 여부에 대해 "지금 머릿속에 총선밖에 없다"며 "지금 제 진심만 전달될 수 있다면 영원히 사라져도 좋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제가 마크롱(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되려는 것이 아니라 마크롱을 선택한 프랑스 국민의 힘과 실용정치가 허상이 아닌 실체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은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안 위원장은 특히 자신이 처한 정치적 진로와 관련, "좌측에서 당기고 우측에서 당기고, 우리나라 문제가 급좌회전·급우회전하면서 과거로 거꾸로 가고 있다"며 "우리는 지금 (실용중도 정치로) 직진을 해야하는데 나라를 망치고 있다는 걸 사람들이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위원장은 보수통합이나 야권과의 선거연대에 대해서는 재차 "관심 없다"고 선을 그었고 "저는 중도의 영역에서, 제1야당은 보수의 영역에서 치열하게 노력하고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드려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선거 이후 정책 연대에 대해서는 "뜻을 관철하기 위해 어디든지 손을 잡겠다"고 했다.

다음은 안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새로운 정치를 말씀하셨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가.

▲ 기존 정치는 세금 도둑질, 진영 논리, 국가주의 이 세 가지 바이러스에 감염돼있다.

우리는 익숙하지만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보니 아주 비정상적이다.

정치의 공공성을 회복해야 하고 진영 논리가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실용정치로 바꿔야 한다.

또 국가주의적인 시각을 버리고 도우미 정치로 국민 행복이 나라에 우선하는 방향으로 인식의 대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 지금까지 정치하면서 어떤 것을 느꼈나.

▲ 외국에 있던 기간을 제외하면 제가 현실 정치를 한 기간은 6년 정도다.

길지는 않지만 밑바닥 경험까지 다 해봤다.

기득권 정치를 바꾸려고 저 나름대로 좌충우돌하며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우리 길이 옳은 길'이라고 단순하게 설득하고 주장하는 것으로는 부족했다는 반성도 했다.

대한민국 정치 현실에서는 투쟁을 통해서만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다고 느꼈다.

-- '국민당'이라는 명칭이 '국민의당'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있다.

▲ 당명은 제가 짓는 것은 아니고 뜻을 함께하는 분들이 모여서 짓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는데 공통적으로 생각한 것이 국민의당을 창당할 때 가졌던 문제의식이나 초심이 여전하다는 것이었다.

그런 의사의 표현일 수 있겠다.

-- 과거에는 '안철수'를 진보로 봤는데 요즘은 보수로 본다.

▲ 4년 전에 제가 국민의당 만들 때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진보통합 하지 않으면 역사의 죄인이 된다'였다.

근데 요즘은 '보수통합 하지 않으면 나라가 망가진다'고 한다.

저는 제가 가는 길을 묵묵히 가고 있는데 말이다.

중도·보수통합이라는 말은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존재하지 않았던 말인데, 새로운 말까지 만들어내면서 저를 한쪽 편에 가두려 한다.

좌측에서 당기고 우측에서 당기고, 우리나라 문제가 급좌회전·급우회전하면서 과거로 거꾸로 가고 있다.

우리나라가 앞으로 직진을 해야 하는데 나라를 망치고 있다는 걸 사람들이 모르고 있다.
[일문일답] 안철수 "대선? 진심 전달되면 사라져도 좋다…중도의 길로 직진"
-- 보수진영과의 통합에 합류하거나 선거연대를 할 생각이 전혀 없나.

▲ 일관되게 '관심 없다'고 말씀드렸다.

일대일 구도는 정부여당이 바라는 구도다.

제1야당이 과반의 지지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여당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저는 중도의 영역에서, 제1야당은 보수의 영역에서 치열하게 노력하고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것이 야권의 '파이'를 키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 선거 이후에는.
▲ 과반이 아닌 이상 1개당이 정책을 관철할 수 없다.

뜻을 관철하려면 어디든지 손을 잡고 설득해서 같이 하는 것이 필요하다.

--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낮았다.

▲ 보통 창당하고 2주 후에 여론조사가 나오는데 이번엔 창당준비위원회를 띄우기도 전에 지지율 조사가 이뤄졌다.

어쨌든 더 긴장감을 가지고 노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돼서 도움이 된다.

2016년에도 3월 초까지 갤럽 지지율이 8% 나왔고 다른 여론조사기관에서는 2%, 3% 나오기도 했다.

그러다 마지막 순간에 지지가 모였다.

중도층, 무당층의 특성이라고 본다.

-- 지난 총선은 호남에서 많은 지지를 받았는데.
▲ 결과적으로 호남에서 지지를 받았지만 원래 전국 정당을 지향했다.

호남은 항상 역사의 여러 고비마다 바르게 물줄기를 잡고 판단해주셨다.

시대의 흐름을 선도하고 진일보하고자 하는 것이 호남 유권자의 마음이고 그래서 그때 많은 지지를 받았다.

-- 바른미래당에 있는 비례의원들의 당적이 문제가 된다.

▲ 소속과 상관없이 어려운 길에 신뢰를 갖고 뜻을 같이하신 분들이다.

당장 소속은 중요하지 않다.

의원직을 상실할 경우 선거 때 기호 문제도 지적하지만, 저희를 지켜보는 중도나 무당층의 합리적인 국민들은 찾아서 투표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 문재인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하나
▲ 이번 정부는 민주주의 자체를 흔들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와 반대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국민은 하인이 돼버렸다.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 진영에 매몰되지 않고 좌든 우든 인재들을 등용하면 거기서부터 문제가 많이 해결될 것이다.

그러면 국민들끼리도 편이 나뉘지 않을 것이다.
[일문일답] 안철수 "대선? 진심 전달되면 사라져도 좋다…중도의 길로 직진"
-- 마크롱 대통령 이야기를 자주 한다.

▲ 내가 마크롱이 되고자 하는 게 아니다.

저는 마크롱 대통령을 선택한 프랑스 국민들의 힘과 실용정치가 실체가 없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적이 있다는 것을 국민께 알려드리고 싶다.

-- 대선 생각은 없나.

▲ 제 진심만 전달될 수 있으면 영원히 사라져도 좋다고 말씀 드렸다.

무소속으로 시작해 지금도 중도의 길 가고 있다.

그 길만 계속 갈 수 있다면 제가 사라지더라도 또 다른 사람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이 길을 갈 수 있지 않을까.

저는 직(職)보다 업(業)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여러 직업 하면서도 그렇게 살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