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콜럼버스 신대륙 발견으로 하나된 세계…경제도 생태계도 뒤엉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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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만 지음 / 최희숙 옮김
황소자리 / 784쪽 / 2만5000원
찰스 만 지음 / 최희숙 옮김
황소자리 / 784쪽 /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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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콜럼버스 신대륙 발견으로 하나된 세계…경제도 생태계도 뒤엉켰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002/AA.21755983.1.jpg)
의도치 않은 부작용도 나타났다. 콜럼버스 원정대는 1492년 히스파니올라 섬(현재의 도미니카공화국)에 도착한 직후 오한과 열병에 시달렸다. 이들은 그 원인을 원주민 여성들 탓으로 돌렸다. 항해일지엔 이렇게 적었다. “여긴 여자가 많은데 조신하지 않고 깔끔하지도 않다. 그들(콜럼버스 남자 원정대들)에게 문제가 생기는 것도 당연하다.” 이 질병을 성병으로 간주한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질병학자들은 이를 스페인에서 유행했던 말라리아로 본다. 병원균 운반자도 콜럼버스 원정대 중 한 명일 것이라고 추정한다. 1492년 이전엔 아메리카 대륙에 말라리아와 천연두, 황열병 등이 없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몸속에서 수개월 동안 잠복하는 말라리아 병원균은 보균자의 피를 빨아들인 한 마리 모기에 의해 한순간 광범위하게 퍼져나간다. 히스파니올라 섬엔 그런 모기가 많았을 뿐이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