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국민카드)
(사진=KB국민카드)
KB국민카드가 디지털 강화의 일환으로 새로운 간편결제 플랫폼 'KB 페이(가칭)'를 구축한다. 기존 앱카드에서 한발 더 나아가 단순 결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방형 디지털 플랫폼을 연내 구축할 방침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KB 페이 구축을 위한 '앱카드 결제시스템 고도화' 공개 입찰을 진행 중이다. 이달 20일까지 제안서를 받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앱카드는 스마트폰에 카드사 전용 앱(응용프로그램)을 받아 미리 실물 신용카드 번호를 등록한다. 스마트폰으로 바코드와 근접무선통신(NFC) 등을 통해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

초반에 카드사들이 선보인 앱카드는 실물 신용카드 대신 모바일로 결제가 가능한 결제 중심이었다. 이제는 각 업체별로 제공하는 금융서비스가 늘어나면서 디지털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경쟁력을 강조했다. 그는 "핀테크사와 금융사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시장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시장과 소비자의 트렌드를 읽고 리드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일환으로 KB국민카드는 KB 페이를 통해 앱카드 본연의 기능인 결제와 금융 서비스에 집중하는 한편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으로 고객 맞춤형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KB 페이는 국내외 온·오프라인 가맹점 결제를 넘어 충전, 송금, 출금, 장단기 대출 등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사용자의 서비스 이용현황 등의 정보수집 및 분석도 구현한다.

◆ 개방형 플랫폼…국민은행·KB손보와 우선 협력

특히 다른 카드사들이 자사 카드만 등록 가능한 폐쇄적인 디지털 플랫폼을 선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KB국민카드는 다른 사업자가 KB 페이에 참여할 수 있도록 모든 시스템을 개방할 방침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새로운 간편결제 플랫폼의 큰 방향성은 개방적 형태"라며 "결제와 관련된 부분에서 외부 업체들도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차적으로 은행과 보험 등 KB금융 계열사를 참여시켜 판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KB국민카드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비금융 간편결제 서비스 업체가 제공하는 각종 페이의 등장으로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카드사가 다시 주도권을 잡을지 여부에 대해서다.

최근 여신금융협회 산하 여신금융연구소는 '간편결제 서비스의 등장과 카드업 영향분석' 보고서에서 "카드사들이 여러 카드들을 탑재할 수 있는 카드사 공동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 범용성이 부족하다는 단점을 극복함과 동시에 주도권 지속을 도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민정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온라인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간편결제 업체들은 이미 카드사를 압도했다"며 "카드사는 계좌 기반 결제서비스보다 차별화된 고객 혜택을 부여해 신용카드 이용을 확산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은지/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