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핵심 계열사 주가가 13일 동반 급등했다. CJ ENM이 영화 ‘기생충’의 투자·배급사로 부각되며 큰 폭으로 상승했고, CJ제일제당은 전날 장 마감 뒤 내놓은 ‘깜짝 실적’ 덕분에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렸다.

CJ그룹株, 겹호재에 동반 상승
CJ ENM은 코스닥시장에서 1만3100원(8.65%) 오른 16만4500원에 마감했다. CJ ENM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큰 폭으로 하락하며 그룹주의 발목을 잡았으나 새해 들어선 거꾸로다. 전날에 이어 이날까지 이틀 동안 개인투자자가 28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 10일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오른 게 주가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CJ ENM은 기생충 투자·배급사다. 시각특수 효과 전문업체 덱스터에게 유상증자를 받아 2대 주주로 올라섰다고 11일 공시한 것도 긍정적 영향을 줬다. 덱스터는 기생충의 장비, 음향, 특수효과, 색보정 등 후반 작업을 담당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격려도 주가를 자극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경제계 간담회에서 기생충의 수상을 언급하며 “한류의 우수성을 또 한 번 세계에 보여준 쾌거”라고 소개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대통령의 격려로 영화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이날 9000원(3.38%) 오른 27만55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896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전날 잠정 공시한 게 호재로 작용했다. 증권사 컨센서스(추정치 평균) 8324억원을 600억원 이상 웃도는 수치다.

(주)CJ도 올랐다. 이날 7100원(8.04%) 오른 9만5400원에 마감했다. 김한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 주가는 상장 계열사의 지분가치와 동행한다”며 “CJ제일제당의 사업구조 및 수익성 개선 의지가 CJ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