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국내 배달 앱 중 처음으로 인공지능(AI)배차 시스템을 도입한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달 27일 서울 송파·강동 지역부터 ‘AI추천배차’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13일 발표했다. AI가 배달원 동선, 주문 음식의 특성 등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배달대행기사를 자동으로 배정해 준다. 전업 배달 기사인 배민라이더, 아르바이트 배달 기사인 배민커넥터에게 모두 적용된다.

우아한형제들의 물류 배송 자회사인 우아한청년들은 AI추천배차가 배달 기사의 운행 안전성과 편의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기사들은 운전하면서도 휴대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시간으로 화면에 계속 뜨는 배달 콜에 먼저 수락 버튼을 눌러야 일거리를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AI추천배차를 이용하면 기사의 현재 동선에서 가장 적합한 다음 배달 콜(부름)을 자동으로 배차받을 수 있다. 스마트폰을 주시할 이유가 사라진 셈이다.

AI추천배차는 동선상 두 건의 콜을 처리하는 게 가장 적합할 경우 ‘픽업→배달→픽업→배달’이 좋을지, ‘픽업→픽업→배달→배달’이 더 효율적일지까지 파악해 동선을 추천해 준다.

AI추천배차는 우아한형제들 개발자 10여 명이 지난해 7월 개발에 착수해 1년6개월 만에 완성됐다. 음식 배달은 주문이 특정 시간대에 몰리는 데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배달 기사의 위치를 고려해서 최적화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 난도가 높다는 게 우아한형제들 설명이다. 이 배차 알고리즘의 AI는 1초에 500만~5000만 회 계산하며 배달 기사의 운송 수단별 속도, 주문 음식이 조리되는 시간, 픽업 지역과 배달 지역 위치 등 각종 변수를 반영한다.

AI추천배차는 강제성은 없다. 우아한청년들은 AI추천배차를 적용하면서 기존의 일반배차 모드도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 기사들은 두 개의 모드 가운데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우아한청년들은 AI추천배차 모드를 적용하고 사용 후기 등 피드백을 주는 기사에게는 건당 500원씩 배달비를 추가로 지급할 예정이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