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2차전지株, 배터리 소재주를 주목하자
“2차전지주 상승 여력 남았다”
배터리 셀을 생산하는 LG화학, 삼성SDI는 올 들어 지난 13일까지 각각 29.6%, 42.5% 오르며 시장 수익률을 압도했다. 최근 상승세는 미국 테슬라의 주가 급등과 같은 외부 요인이 촉매가 됐지만, 지난해 전기자 시장 성장성에 비해 저평가됐던 배터리 가치가 비로소 인정받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2차전지주는 지난해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고와 일본 수출규제 이슈 등이 맞물리면서 주가가 조정을 받았다”면서 “올해 이에 대한 정상화가 이뤄지는 단계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단기 급등에도 불구하고 주요 2차전지 종목의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증권은 최근 LG화학에 대해 ‘확신 매수(컨빅션 콜)’ 의견을 제시하며 목표주가를 47만원까지 올렸다. LG화학이 테슬라에 공급하는 전기차(EV) 배터리와 경전기 이동수단(LEV) 비중의 확대로 실적이 빠르게 늘 것이란 설명이다. 한국경제TV 전문가 두 명도 LG화학을 최선호주로 꼽았다. 한옥석 한국경제TV 파트너는 “LG화학이 테슬라 중국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인 전기차 모델Y와 모델3의 배터리를 추가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CATL도 테슬라에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지만 당분간 LG화학이 대부분의 물량을 공급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2차전지에 들어가는 주요 소재 관련주도 투자 선호도가 높다. 2차전지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등 4대 요소가 생산원가의 60%가량을 차지한다. 에코프로비엠은 최대 고객사인 삼성SDI와 공동 출자를 통해 양극활물질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하겠다고 최근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등세를 탔다. 고문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회사의 전기차(EV)용 양극재 비중이 지난해 16%에서 내년 56%까지 늘어난다”며 “양극재 성장성이 주가에 반영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해질 관련주 가운데에선 천보가 유망주로 거론된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주력 특수전해질 제품은 일반 전기차용 전해질보다 5배 이상 비싼 가격으로 높은 수익성을 낼 수 있다”며 “특수전해질 실적이 개선되면서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44.7% 늘 것”이라고 했다.
숨은 우량 중소형주 ‘찜’해볼까
중소형주 가운데 2차전지 부품이나 장비를 생산하는 ‘숨은 우량주’들도 있다. 배터리용 안전장치 개발업체 신흥에스이씨는 2차전지의 핵심부품인 ‘캡 어셈블리’ 등을 생산한다. 2차전지가 과도하게 충전되거나 외부에서 충격을 받으면 압력이 상승해 폭발 위험이 커지는데, 캡 어셈블리는 압력이 상승했을 때 전류를 차단하고 가스를 외부로 배출해 폭발을 막는 역할을 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흥에스이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12억원으로 전년 대비 50.3%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배터리(각형, 원형) 내용물을 담는 캔 제조사인 상신이디피도 올 들어 20.7% 주가가 올랐다. 삼성SDI가 주된 납품처여서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 가치투자와 중소형주 중심으로 운용하는 타이거자산운용이 올 들어 지분을 6.19%까지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2차전지 활성화 공정 장비를 만드는 피앤이솔루션은 설비투자 확대 수혜주로 꼽힌다. 최익수 한국경제TV 파트너는 “SK이노베이션 LG화학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와 중국 EVE에너지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며 “2차전지 설비투자 확대 사이클 등을 고려할 때 매출 증가가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