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초콜릿 뒤엔 동물 고통"…도심에서 상의 탈의 퍼포먼스
유제품 생산을 위해 착유 당하는 동물에 관한 관심을 촉구하는 상의 탈의 퍼포먼스가 14일 서울 도심에서 진행됐다.

동물권 단체 '디렉트 액션 에브리웨어'(DxE) 회원 13명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상의를 벗은 채 '고통의 연대'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제품이 아니라 고통이다! 제품이 아니라 우리다! 사랑으로 구조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가슴에는 피가 흐르는 듯한 분장을 한 상태였다.

DxE는 "많은 이들이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초콜릿 등의 선물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마음을 전하지만 그 뒤에는 착유 당하는 동물이 있다"라며 "우리 모두 고통 앞에 평등한 동물임을 표현하고자 했다"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들은 "젖소에겐 항상 젖이 나온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지만 모든 포유동물은 임신·출산을 해야 새끼를 먹일 젖이 나온다"라며 "엄마 소는 강제로 임신당하고 출산하기를 반복하며 갓 낳은 자식을 빼앗기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 참가자는 "이 사회가 감춘 발렌타인데이의 불편한 진실과 일상화된 폭력을 철저히 온몸으로 벗겨내려고 한다"라며 "우리는 모두 동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퍼포먼스가 시작된 지 약 15분 만에 여경을 투입해 담요로 참가자들의 상체를 가리고 옷을 입어달라고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공공장소인 만큼 공연음란 등에 해당할 수 있어 제지한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이 상태로 약 5분간 더 구호를 외친 뒤 퍼포먼스를 마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