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꺼낸 '감세카드'…법인세 인하보다 세액공제 확대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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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세당국과 사전조율 없어
투자관련 세액공제 시한 늘리거나
공제비율 높이는 방안 가능성 커
기업 "법인세 인하 특단조치 필요"
투자관련 세액공제 시한 늘리거나
공제비율 높이는 방안 가능성 커
기업 "법인세 인하 특단조치 필요"
지난 13일 문재인 대통령의 “과감한 세제 감면” 발언에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삼성 등 6대 그룹 총수 및 최고경영자(CEO) 앞에서 ‘과감한 감세’를 언급한 만큼 법인세 인하 등 특단의 대책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기대에서다. 하지만 관가 안팎에선 “법인세를 내리는 건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 중 하나인 법인세 인상이 잘못됐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된다”며 “대기업 세제혜택을 늘리더라도 투자 관련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선에서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은 과세당국과 조율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측과 조율 없어
문 대통령의 감세 발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된 기업들의 투자심리를 되돌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대기업 증세라는 정부의 정책 기조가 바뀔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이 대기업 감세 발언을 하기 전후로 청와대와 이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발언은 세제 혜택을 추가로 주겠다는 게 아니라 작년 세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시행되는 제도가 있으니 이를 잘 활용하라는 의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올해에 한해 주기로 한 생산성 향상시설 투자 세액공제율 확대 대책이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기업이 스마트공장 등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시설에 투자하면 1%의 세액공제율을 적용받았는데 올해는 2%를 받는다. 중견기업은 3%에서 5%로, 중소기업은 7%에서 10%로 상향됐다. 대기업은 내년부터, 중소·중견기업은 2022년부터 공제율이 원상복귀된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들이 확대를 요구한 세액공제 항목 가운데 지난해 세법 개정 때 반영되지 않은 건의사항이 올해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2017년 사라진 임시투자세액공제가 대표적이다. 이 제도는 기업의 설비투자금액 중 일부를 소득세 또는 법인세에서 공제해주는 것이다.
“법인세율 인하가 가장 시급”
기업들은 “세액공제를 늘리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가장 필요한 건 법인세율 인하”라고 강조한다. 정부는 문 대통령의 법인세 인상 공약에 따라 2018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지방세 포함 시 24.2%)에서 25%(27.5%)로 올렸다. 36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지난 10년 동안(2010년 대비 2019년) 법인세 최고세율(지방세 포함)을 올린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9개국뿐이었다. 20개국이 법인세를 내렸고, 7개국은 유지했다.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016년까지 OECD 평균보다 낮았지만 지금은 OECD 평균보다 높다. 미국과 영국의 지방세 포함 법인세 최고세율은 각각 25.9%와 19.0%에 불과하다. 노르웨이(22.0%) 스웨덴(21.4%) 등 북유럽 복지국가들도 법인세를 한국보다 낮게 매기고 있다. 그래야 글로벌 시장에서 자국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낮은 법인세율은 자국 기업의 해외 탈출을 막고, 해외 기업 유치에도 도움이 된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는 “미국을 비롯한 OECD 국가들은 법인세를 낮춰 자국 기업의 해외 이탈을 막고 외국기업 투자를 이끌어내고 있다”며 “정부가 기업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감세에 나섰다면 세액공제가 아니라 법인세 인하 카드를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훈/김보형 기자 beje@hankyung.com
문 대통령의 감세 발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된 기업들의 투자심리를 되돌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대기업 증세라는 정부의 정책 기조가 바뀔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이 대기업 감세 발언을 하기 전후로 청와대와 이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발언은 세제 혜택을 추가로 주겠다는 게 아니라 작년 세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시행되는 제도가 있으니 이를 잘 활용하라는 의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올해에 한해 주기로 한 생산성 향상시설 투자 세액공제율 확대 대책이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기업이 스마트공장 등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시설에 투자하면 1%의 세액공제율을 적용받았는데 올해는 2%를 받는다. 중견기업은 3%에서 5%로, 중소기업은 7%에서 10%로 상향됐다. 대기업은 내년부터, 중소·중견기업은 2022년부터 공제율이 원상복귀된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들이 확대를 요구한 세액공제 항목 가운데 지난해 세법 개정 때 반영되지 않은 건의사항이 올해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2017년 사라진 임시투자세액공제가 대표적이다. 이 제도는 기업의 설비투자금액 중 일부를 소득세 또는 법인세에서 공제해주는 것이다.
“법인세율 인하가 가장 시급”
기업들은 “세액공제를 늘리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가장 필요한 건 법인세율 인하”라고 강조한다. 정부는 문 대통령의 법인세 인상 공약에 따라 2018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지방세 포함 시 24.2%)에서 25%(27.5%)로 올렸다. 36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지난 10년 동안(2010년 대비 2019년) 법인세 최고세율(지방세 포함)을 올린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9개국뿐이었다. 20개국이 법인세를 내렸고, 7개국은 유지했다.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016년까지 OECD 평균보다 낮았지만 지금은 OECD 평균보다 높다. 미국과 영국의 지방세 포함 법인세 최고세율은 각각 25.9%와 19.0%에 불과하다. 노르웨이(22.0%) 스웨덴(21.4%) 등 북유럽 복지국가들도 법인세를 한국보다 낮게 매기고 있다. 그래야 글로벌 시장에서 자국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낮은 법인세율은 자국 기업의 해외 탈출을 막고, 해외 기업 유치에도 도움이 된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는 “미국을 비롯한 OECD 국가들은 법인세를 낮춰 자국 기업의 해외 이탈을 막고 외국기업 투자를 이끌어내고 있다”며 “정부가 기업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감세에 나섰다면 세액공제가 아니라 법인세 인하 카드를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훈/김보형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