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라임·신한금투, 무역금융펀드 부실 은폐…계속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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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중간검사 발표
2018년 6월께 이미 부실 인지
펀드 기준가 인위적으로 조정
투자자에 부실 알리지 않고 판매
의도적인 '펀드 구조변경'도 자행
사기·자본시장법 위반 확인
2018년 6월께 이미 부실 인지
펀드 기준가 인위적으로 조정
투자자에 부실 알리지 않고 판매
의도적인 '펀드 구조변경'도 자행
사기·자본시장법 위반 확인
▶본지 2019년 11월 8일자 A1, 3면, 12월 30일자 A1, 3면 등 참조
금융감독원은 1조5000억원대 규모로 환매 중단된 라임펀드를 둘러싼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등 불법 행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이 지난해 7월 ‘6조 굴리는 헤지펀드 라임, 펀드 수익률 돌려막기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이후 잇따라 보도한 의혹이 대부분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라임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 1호)에선 대형 증권사가 부실을 알고서도 펀드 구조 변경을 통해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IIG 부실 정상펀드로 떠넘겨”
금감원은 14일 발표한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중간 검사 결과에서 환매 중단된 라임 모펀드 3개 모두에서 불법 혐의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라임 무역금융펀드에대해서는 라임과 신한금융투자의 특경법(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가 충분하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라임 무역금융펀드는 해외 무역금융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로 2017년 5월 출시됐다. 라임은 개인에게 판매한 2400억원대 무역금융펀드를 운용하면서 신한금투로부터 3500억원대 총수익스와프(TRS) 대출을 받아 총 5억달러를 굴렸다. 라임과 신한금투가 IIG 펀드의 기준가 미산출 사실을 인지한 건 2018년 6월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2018년 11월까지 IIG 펀드 기준가를 매월 0.45%씩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금감원 검사 결과 밝혀졌다. 당시 IIG 펀드의 부실을 확인했지만 이들은 판매사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고 부실을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라임과 신한금투는 2018년 11월 IIG 펀드에 대한 500억원 규모 환매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펀드 구조를 모자형으로 변경해 정상펀드로 부실을 전가시켰다. IIG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와 다른 해외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펀드를 모펀드로 합치는 방식이다.
이듬해 1월 IIG 펀드에서 1000억원의 손실 가능성을 인지하자 싱가포르 로디움과 또 다른 구조화(P노트 계약)를 모색했다. 로디움은 지난해 4월 케이맨제도에 페이퍼컴퍼니(SPC)를 세웠고, 라임과 신한금투는 이 SPC에 5억달러 규모 라임 무역금융펀드 수익권을 넘기는 계약을 맺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해 말 투자자문사 IIG에 ‘폰지(다단계 금융) 사기'에 따른 등록 취소 등의 제재를 가했다. 서규영 금감원 자산운용검사국장은 “부실을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고 은폐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펀드 구조화를 실시했다”며 “부실 사실을 알고도 펀드를 판매했다는 점에서 사기성이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부실 CB’ 돌려막기 확인
라임은 특정 펀드의 수익률 관리를 위해 부실 전환사채(CB)로 예상되는 손실을 다른 펀드에 넘기는 수법도 서슴지 않았다. 지난해 2월과 3월 라임운용의 부동산 시행사인 메트로폴리탄 등은 라임 ‘테티스 2호’ 펀드로부터 상장폐지 이슈가 발생한 바이오빌 CB를 225억원에 매입했다. 한 달 뒤엔 폴루스바이오팜 CB 110억원어치도 사들였다. 이 돈은 라임의 또 다른 펀드인 ‘플루토 FI D-1호’를 대상으로 발행한 사모사채를 통해 조달했다. 결국 테티스 2호를 위해 플루토 FI D-1호가 손실을 떠안은 셈이다.
라임이 라움자산운용 포트코리아자산운용 등 다른 운용사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펀드를 만드는 식으로 자전거래 규제를 피해 펀드 간 자금을 우회지원한 사실도 확인됐다. KB증권은 이 같은 펀드 간 연계 TRS 거래를 지원했다가 자전거래 금지 회피 목적의 연계거래 금지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금감원은 라임펀드 판매사에 대한 추가 검사를 할 계획이다. 대신증권 반포 WM센터와 같이 라임펀드를 집중적으로 판매한 증권사를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또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종목의 불공정거래 의혹을 캐기로 했다. 라임 ‘플루토 FI D-1호' 등에서 불거진 2000억원 상당의 펀드 횡령 의혹에 대해선 검사권·조사권 한계로 검찰과 협조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9월 비리 의혹이 불거진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에 이어 이달 초에는 신한금융투자 등 무역금융펀드 관련자를 사기 혐의로 검찰에 통보했다.
조진형/오형주 기자 u2@hankyung.com
금융감독원은 1조5000억원대 규모로 환매 중단된 라임펀드를 둘러싼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등 불법 행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이 지난해 7월 ‘6조 굴리는 헤지펀드 라임, 펀드 수익률 돌려막기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이후 잇따라 보도한 의혹이 대부분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라임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 1호)에선 대형 증권사가 부실을 알고서도 펀드 구조 변경을 통해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IIG 부실 정상펀드로 떠넘겨”
금감원은 14일 발표한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중간 검사 결과에서 환매 중단된 라임 모펀드 3개 모두에서 불법 혐의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라임 무역금융펀드에대해서는 라임과 신한금융투자의 특경법(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가 충분하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라임 무역금융펀드는 해외 무역금융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로 2017년 5월 출시됐다. 라임은 개인에게 판매한 2400억원대 무역금융펀드를 운용하면서 신한금투로부터 3500억원대 총수익스와프(TRS) 대출을 받아 총 5억달러를 굴렸다. 라임과 신한금투가 IIG 펀드의 기준가 미산출 사실을 인지한 건 2018년 6월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2018년 11월까지 IIG 펀드 기준가를 매월 0.45%씩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금감원 검사 결과 밝혀졌다. 당시 IIG 펀드의 부실을 확인했지만 이들은 판매사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고 부실을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라임과 신한금투는 2018년 11월 IIG 펀드에 대한 500억원 규모 환매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펀드 구조를 모자형으로 변경해 정상펀드로 부실을 전가시켰다. IIG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와 다른 해외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펀드를 모펀드로 합치는 방식이다.
이듬해 1월 IIG 펀드에서 1000억원의 손실 가능성을 인지하자 싱가포르 로디움과 또 다른 구조화(P노트 계약)를 모색했다. 로디움은 지난해 4월 케이맨제도에 페이퍼컴퍼니(SPC)를 세웠고, 라임과 신한금투는 이 SPC에 5억달러 규모 라임 무역금융펀드 수익권을 넘기는 계약을 맺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해 말 투자자문사 IIG에 ‘폰지(다단계 금융) 사기'에 따른 등록 취소 등의 제재를 가했다. 서규영 금감원 자산운용검사국장은 “부실을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고 은폐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펀드 구조화를 실시했다”며 “부실 사실을 알고도 펀드를 판매했다는 점에서 사기성이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부실 CB’ 돌려막기 확인
라임은 특정 펀드의 수익률 관리를 위해 부실 전환사채(CB)로 예상되는 손실을 다른 펀드에 넘기는 수법도 서슴지 않았다. 지난해 2월과 3월 라임운용의 부동산 시행사인 메트로폴리탄 등은 라임 ‘테티스 2호’ 펀드로부터 상장폐지 이슈가 발생한 바이오빌 CB를 225억원에 매입했다. 한 달 뒤엔 폴루스바이오팜 CB 110억원어치도 사들였다. 이 돈은 라임의 또 다른 펀드인 ‘플루토 FI D-1호’를 대상으로 발행한 사모사채를 통해 조달했다. 결국 테티스 2호를 위해 플루토 FI D-1호가 손실을 떠안은 셈이다.
라임이 라움자산운용 포트코리아자산운용 등 다른 운용사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펀드를 만드는 식으로 자전거래 규제를 피해 펀드 간 자금을 우회지원한 사실도 확인됐다. KB증권은 이 같은 펀드 간 연계 TRS 거래를 지원했다가 자전거래 금지 회피 목적의 연계거래 금지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금감원은 라임펀드 판매사에 대한 추가 검사를 할 계획이다. 대신증권 반포 WM센터와 같이 라임펀드를 집중적으로 판매한 증권사를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또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종목의 불공정거래 의혹을 캐기로 했다. 라임 ‘플루토 FI D-1호' 등에서 불거진 2000억원 상당의 펀드 횡령 의혹에 대해선 검사권·조사권 한계로 검찰과 협조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9월 비리 의혹이 불거진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에 이어 이달 초에는 신한금융투자 등 무역금융펀드 관련자를 사기 혐의로 검찰에 통보했다.
조진형/오형주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