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생존본능…수중 초음파 등 고유한 소리로 의사소통하거나 먹이 사냥

[※ 편집자 주 = 지난 1년간 50편에 걸쳐 연재한 바다생물 시리즈 '알쏭달쏭 바다세상'에 이어 바다생물을 포함해 해양, 항만, 역사 등 바다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 '알쏭달쏭 바다세상Ⅱ' 시리즈를 매주 일요일 1편씩 모두 50편 송고합니다.

]
[알쏭달쏭 바다세상Ⅱ](1) '빠가빠가, 삐유삐유' 물고기도 소리를 낸다
햇빛이 도달하지 못하는 수심 20m 아래는 암흑천지다.

물고기들은 서로 안 보여도 잘만 산다.

눈으로 확인하면서 사는 우리와 달리 냄새와 소리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기 때문이다.

물고기와 평생을 보내는 어부들은 물고기도 소리를 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민어, 조기, 대구 등도 저마다의 울음소리를 낸다.

동자개(빠가사리)와 쥐치만 해도 고유한 소리 때문에 이런 이름을 얻었다.

두 물고기 몸통을 누르면 각각 '빠가빠가'와 '찍찍'하는 소리가 난다.

[알쏭달쏭 바다세상Ⅱ](1) '빠가빠가, 삐유삐유' 물고기도 소리를 낸다
소리를 내는 수중 생물로는 돌고래가 대표적이다.

소리로 의사소통을 하는 돌고래는 소리 진동수는 수kHz인 '휘슬음'과 수십kHz인 '반향정위음'으로 구분된다.

휘슬음은 '삐유삐유'하는 소리로 숨을 쉬는 코와 피부 진동으로 발생한다.

돌고래는 이빨을 부딪쳐 '뜨르륵뜨르륵'하는 소리도 낸다.

반향정위음은 소나(sonar) 탐지기처럼 소리를 발사해 물체에 맞고 되돌아오는 반향음으로 위치를 정한다는 의미다.

돌고래 반향정위음은 박쥐처럼 물체를 탐지하려고 내는 초음파로 이마뼈 진동으로 발생한다.

돌고래는 이마뼈를 진동해 만든 초음파가 물체에 반사돼 되돌아오면 턱뼈로 수신한다.

그런데 이 반향정위음은 진동수가 20kHz 이상이라서 사람 귀에 안 들린다.

소리 길이가 짧고 반복적으로 발생하기에 실제 우리 귀에는 '틱틱틱틱' 하는 클릭음으로 들린다.

박쥐처럼 시력이 좋지 않은 돌고래는 이런 초음파가 돌아오면 물체와의 거리, 크기, 종류 등을 식별한다.

[알쏭달쏭 바다세상Ⅱ](1) '빠가빠가, 삐유삐유' 물고기도 소리를 낸다
대형 고래들은 먼거리에 떨어져 있어도 물속에서 음성으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대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래가 매우 낮은 진동수의 소리를 내면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자연적으로 만들어져 있는 음파 통로를 따라 멀리 전달된다고 한다.

해양생물학자들은 대형 고래가 장거리를 이동하기 때문에 같은 종류 고래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고 장거리 음성통신을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알쏭달쏭 바다세상Ⅱ](1) '빠가빠가, 삐유삐유' 물고기도 소리를 낸다
우리나라 바다 수심 100m 이내에 사는 딱총새우 소리도 흥미롭다.

이 새우 이름도 '따따따닥'하는 딱총 소리를 낸다고 해서 붙여졌다.

딱총새우는 큼직한 집게발을 갖고 있는데, 이것을 재빨리 벌렸다 닫을 때 아주 큰 소리가 난다.

일종의 충격음이다.

예전에는 이 충격음이 집게발끼리 부딪쳤을 때 나는 소리로 여겨졌다.

그런데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이 정밀 순간사진을 분석해보니 집게발이 닫혔다가 열릴 때 집게발 사이 오목한 부분에서 미세한 공기 방울이 먼지처럼 분사되는 현상이 확인됐다.

진공 상태인 이 공기 방울은 너무 불안정해서 생기자마자 금방 터져서 사라진다.

바로 이때 강한 충격이 발생한다.

이런 진공 방울 파괴 현상을 두고 '캐비테이션'(cavitation)이라고 한다.

딱총새우가 내는 소리의 진동수는 고주파인 3∼15kHz다.

딱총새우는 이런 강력한 진공 방울을 분출해 가까이에 있는 작은 생물을 기절 시켜 잡아먹는다.

[참고문헌]
1. 최복경·최원호, 지성사, '바다의 눈, 소리의 비밀'(한국해양과학기술원 미래를 꿈꾸는 해양문고 32), 2018.
2. 국립수산과학원 수산생명자원정보센터(http://www.nifs.go.kr/frcente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