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의 한 약국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명동의 한 약국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공항을 통해 중국 상해로 출국하려던 한 중국인이 세관에 잡혔다. 이 중국인의 짐에는 수출 신고가 되지 않은 마스크 2285장이 들어있었다. 서울 시내 여러 약국을 돌며 사 모은 것이었다.

16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14일까지 집중 단속을 벌인 결과 74만1000장에 달하는 마스크의 밀반출 시도를 적발했다. 구체적으로는 10건, 63만장의 불법 수출과 66건, 11만1000장의 마스크 간이통관이 불허됐다.

관세청 마스크 수출 통관 기준에 따르면 200만원어치 이하인 300개 이하 마스크는 자가 사용 용도로 인정해준다. 200만원어치 이하라도 301개 이상, 1000개 이하 마스크는 간이 수출 신고를 해야 하며 200만원어치를 넘거나 1000개를 초과하면 정식 수출 신고를 해야 한다.

반대로 정식 수출 신고를 마친 보건용 마스크와 손 소독제는 신속 통관을 지원하고 있다. 14일까지 187건의 수출로 마스크 193만8305개, 12건의 수출로 손 소독제 9만184개가 해외로 반출됐다.

이 중에는 민간단체의 구호용 물량이나 중국 내 공장 재가동을 위해 현지로 보내는 물량도 포함됐다. 현대차기아차 등에 자동차 배선뭉치인 와이어링하니스를 수출하는 유라코퍼레이션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업체의 중국 공장은 코로나19 전파의 영향으로 공장 가동을 멈춘 바 있다. 가동을 재개한 후에도 현지 작업자들은 마스크를 주지 않으면 일을 하지 않겠다며 업무를 거부했고 이에 국내 본사가 지난 6일 보건용 마스크 1만2000장을 구해 수출 신고를 했다.

관세청은 이를 코로나19 피해건으로 판단해 추가 서류심사와 검사를 생략하고 수출 통관을 승인했다. 마스크가 현지에 도착하면서 공장이 재가동됐고 와이어링하니스 재고가 바닥나 공장을 멈췄던 국내 자동차 업계도 숨통이 트였다.

와이어링하니스뿐 아니라 관세청은 이달 들어 9일까지 코로나19 피해기업이 수입한 전기전자부품, 마스크 제조 원·부자재 등 2712톤, 4705만 달러어치(842건) 물품을 긴급 수입통관 방식으로 처리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