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허리에 감싸 손잡이 제공
초기 日·유럽제품에 밀렸지만
동호회서 "편리하다" 입소문
최재호 벤처월드 대표는 15년째 오토바이를 즐기는 바이크 애호가다. 2014년 오토바이 용품 제조업체 벤처월드를 창업하고 동승자용 안전벨트인 텐덤벨트 개발에 나선 것도 오토바이에 대한 열정 때문이었다. 소비자 의견 등을 반영하고 기존 제품의 기능과 외관을 보완해 2015년 선보인 세이프핸들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편의성 고려해 기능과 소재 보완
세이프핸들의 원리는 간단하다. 오토바이 운전자의 허리에 감싸 동승자에게 손잡이를 제공한다. 국내 시장보다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 오토바이가 보편화된 국가에서 더 잘 알려졌다. 최 대표는 “기존 텐덤벨트 제품은 손잡이가 2개뿐인 데다 수납공간이 전혀 없어 소비자들이 사용하면서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2015년 제품 성능 등을 대폭 개선한 세이프핸들을 선보였다. 손잡이 개수를 4개로 늘려 동승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버클, 프린팅, 웨빙 등 소재를 고급화·경량화했다. 세계 최초로 수납용 히프 색과 어린이용 손잡이 제품의 탈착 기능까지 갖췄다.
하지만 소비자 반응은 시큰둥했다. 일본 및 유럽 브랜드 제품의 선호도가 높은 국내 오토바이 용품 시장의 특성상 출시 초기 세이프핸들은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다. 최 대표는 “국내 헬멧업체인 HJC가 품질을 인정받아 글로벌 시장의 점유율은 높지만 국내에선 일본 유럽 브랜드에 밀리는 것과 비슷하다”며 “출시 초반엔 오토바이 동호회에서도 ‘무엇에 쓰는 제품인지 모르겠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해외 공략…가방 등 사업도 확장
최 대표는 아랑곳하지 않고 잇달아 새 브랜드 노바크를 내놓고 상품 개발과 판로 개척에 몰두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동호인들 사이에서 세이프핸들이 편리하고 괜찮다는 입소문이 나 판매량은 점차 늘기 시작했다.
벤처월드는 전국 오토바이 용품 전문점 20여 곳과 온라인몰, 오토바이 용품 소매점에 세이프핸들을 공급하고 있다. 가격은 8만원대다. 지난해엔 스포츠카 소재로 제작한 히프 색, 백팩 등이 주력 제품인 시그니처 시리즈를 출시했다. 오토바이 용품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일반 가방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성장이 정체된 국내 이륜차 시장에서 다양한 제품군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해외로 눈을 돌린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벤처월드는 2016년 호찌민 한국제품전시회를 계기로 베트남에 본격 진출했다. 작년 매출은 3억 8000만원이다.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수출이 늘면서 올해 매출은 5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최 대표는 시그니처 시리즈를 시작으로 동남아 유럽 등에서 프리미엄 가방 시장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그는 “베트남에 진출하면서 쌤소나이트, 투미 등 글로벌 가방 브랜드의 생산 과정을 바로 옆에서 접할 수 있게 됐다”며 “가방도 오토바이 용품 업체답게 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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