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사진=한국사회학회·한국경영학회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사진=한국사회학회·한국경영학회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검찰에 고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네이버의 창업자이자 동일인(총수·한 기업집단의 실질적 지배자)인 이 CIO가 2015년, 2017년, 2018년에 걸쳐 본인·친족, 비영리법인 임원이 보유한 회사 등 21개 계열사를 '지정자료'에서 누락한 것과 관련해 이 씨를 검찰에 고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지정자료는 공정위가 매년 '공시 대상 기업집단' 지정을 위해 공정거래법 제14조 제4항에 따라 각 기업집단(그룹)의 동일인으로부터 받는 계열회사·친족·임원·주주 현황 자료를 말한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 CIO는 2015년 제출한 지정자료에서 20개 계열사를 빠뜨렸다. 본인이 100% 지분을 보유한 유한회사 지음, 이 CIO의 4촌이 지분 50%를 보유한 ㈜화음, 네이버가 직접 출자한 ㈜와이티엔플러스(네이버 지분 50%), 라인프렌즈㈜(라인 지분 100%) 등이 누락됐다.

이 CIO는 네이버가 100% 출자·설립한 비영리법인(재단법인 네이버문화재단·커넥트)의 임원이 보유한 16개 회사도 지정자료에 넣지 않았다. 공정거래법 시행령(제3조 제1호)에 의거해 비영리법인 임원이 보유한 이들 회사도 네이버의 계열회사에 해당하지만, 제대로 공정위에 보고되지 않은 것이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공시 대상 기업집단 지정 전후로 허위 자료를 의도적으로 제출해 혼란을 빚게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CIO의 네이버 기업집단 '동일인' 지정을 피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시각이다.

이 CIO 자신이 100% 지분율 보유한 회사, 친족 소유 회사 등의 경우 쉽게 계열사 여부를 판단할 수 있었고 지정자료의 표지와 확인서에 '개인 인감'을 날인한 만큼 관련 내용을 인지했을 것이라는 판단도 더해졌다.

결국 네이버 기업집단은 지난 2017년 자산 총액이 5조원을 넘어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되는 동시에 공식적으로 이 CIO가 실질적 지배자인 동일인으로 확정됐지만, 이전까지 네이버는 계속 네이버 '법인'을 동일인으로 내세웠다.

정창욱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장은 "이미 2015년 당시에도 공정위는 내부적으로 이해진 씨를 네이버 기업집단의 동일인으로 보고 그를 중심으로 계열사 등을 파악하며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여부를 따지고 있었다"며 "네이버 측도 그런 부분을 고려해 이해진 씨 개인 명의로 지정자료를 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그때까지도 네이버 내부에는 네이버 법인의 동일인 지정에 대한 희망이 남아있었고, 이 씨 소유의 회사 등을 지정자료에서 누락한 행위의 의도가 그런 사내 분위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당시(2015년) 자산 규모 등으로 미뤄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지정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제출 자료를 꼼꼼히 따지지 않고 소홀한 부분이 있었다"며 "회사 임원들에게 일일이 물어 지분 보유 현황을 상세하게 파악하는 절차를 밟지 않은 채 자료를 제출한 실무진의 판단 실수도 겹쳤다"고 해명했다.

다만 실무진의 실수일 뿐 의도적으로 계열사를 누락하려 한 것은 아니라며 향후 법정에서 이를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