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주 아나운서 /사진=임현주 아나운서 SNS
임현주 아나운서 /사진=임현주 아나운서 SNS
임현주 MBC 아나운서가 '노브래지어 챌린지' 관련 악플에 소신을 밝혔다.

임 아나운서는 앞서 지난 13일 방송된 MBC '시리즈M'에서 노브래지어 챌린지에 동참, 브래지어를 하지 않고 '생방송 오늘 아침'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방송 후엔 챌린지에 참여한 소감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의 파격 행보에 응원한다는 글이 이어졌지만, 일각에선 악플도 뒤따랐다. 이에 임 아나운서는 16일 다시 한번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신을 밝혔다. 그는 "'브래지어를 안 한다고 누가 뭐라고 했니, 그냥 조용히 혼자 안 하면 되지 왜 했네 안 했네 이야기하는지 관종이네' 하는 댓글들을 보며"라며 말문을 열었다.

임 아나운서는 "'노브라' 챌린지로 참여한 방송에서는 한정된 시간으로 전하지 못한 후기를 글을 통해 공유하고자 했다. '노브라'가 선택이라는 건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하루를 온전히 경험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것이었고 방송을 통해 경험한 것을 나누는 것은 제 직업으로서도 의미 있고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방송에서도 '노브라'에 대해 '좋네 아니네' 어떠한 결론도 내리지 않았다. 다만 브래지어를 꼭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실험해 보는 것이었다. 브래지어를 경험해 보지 않은 남성들은 고충을 이해하고, 여러 망설여지는 이유로 언제 어디서건 브래지어를 하고 생활하던 여성들은 온전히 해방돼 보는 것"이라고 챌린지에 동참한 취지를 설명했다.

또 그는 "'노브라 데이'를 통해 내가 느낀 것은 '브래지어를 원하지 않을 때는 하지 않아도 되는구나. 다만 아직까지는 용기가 필요하구나'다. 너무 당연해 보이는 결론"이라면서도 "그것이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온전히 인식하는 것은 중요한 변화였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불편하다면 스스로 선택하고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인식의 변화. 용기가 필요했던 누군가에겐 서로의 계기가 되어주고 그에 발맞추어 '노브라'를 바라보는 시선도 선택을 존중한다는 인식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털어놨다.

다음은 임현주 아나운서 인스타그램 글 전문.

'브래지어를 안 한다고 누가 뭐라고 했니, 그냥 조용히 혼자 안 하면 되지 왜 했네 안 했네 이야기 하는지, 관종이네' 하는 댓글들을 보며.

노브라 챌린지로 참여한 방송에서 한정된 시간으로 온전히 전하지 못한 후기를 글을 통해 공유하고자 했습니다. 노브라가 선택이라는 건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하루를 온전히 경험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것이었고, 그렇게 방송을 통해 경험한 것을 함께 이야기하고 나누는 것은 제 직업으로서도 의미 있고 할 수 있는 역할이니까요. ⠀

방송에서도 노브라에 대해 '좋네 아니네' 어떠한 결론도 내리지 않았어요. 다만 브래지어를 '꼭'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실험해 보는 것이었습니다. 브래지어를 경험해 보지 않은 남성들은 그에 대한 고충을 이해하고, 여러 망설여지는 이유로 언제 어디서건 대부분 브래지어를 하고 생활하던 여성들은 온전히 해방되어 보는 것. 아무렇지 않다가 노브라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어색해지는 이유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 보는 것. 이것이 우리에게 알게 모르게 터부시 되는 주제는 아니었을까? ⠀

노브라데이를 통해 제가 느낀 것은 '브래지어를 원하지 않을 때는 하지 않아도 되는구나. 다만 아직까지는 용기가 필요하구나.' 너무 당연해 보이는 결론이죠.
하지만 그것이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온전히 인식하는 것은 중요한 변화였습니다. ⠀
불편하다면 스스로 선택하고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인식의 변화.
용기가 필요했던 누군가에겐 서로의 계기가 되어주고.
그에 발맞추어 노브라를 바라보는 시선도 선택을 존중한다는 인식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우리의 20세기'에서 애비는 여럿이 저녁을 먹는 테이블에서 생리 때문에 배가 아프다고 말해요. 생리하는 건 알겠는데 그런 말을 여기에서 꼭 해야 하느냐는 말을 듣자, 애비는 생리는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다같이 외쳐 보자고 말합니다. '그냥 생리라고 말해, 별거 아니야.'

최민지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