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아트 옥타이 터키 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북키프로스튀르크공화국(이하 북키프로스)가 점령 중인 바로샤 시(市)를 방문하고 "바로샤를 재개장하면 관광과 경제, 무역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옥타이 부통령은 "북키프로스의 주권이 미치는 이 해안 낙원을 이대로 방치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키프로스섬 동부의 바로샤는 1970년대 초까지 세계적으로 유명한 휴양지였다.
그러나 1960년 키프로스가 영국에서 독립하고 1974년 친(親) 그리스 장교들이 쿠데타를 일으킨 이후 바로샤의 운명은 완전히 달라졌다.
그리스의 '앙숙'인 터키는 자국 본토에서 지척인 키프로스에 친그리스 정부가 들어설 것을 우려해 키프로스 내 터키계 주민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군 병력을 키프로스에 파견했다.
터키와 그리스의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된 키프로스 전쟁은 사실상 터키군의 승리로 끝났고, 바로샤는 북키프로스에 넘어갔다.
대부분이 그리스계였던 바로샤 주민들은 북키프로스와 터키군을 피해 피란을 떠난 탓에 전쟁이 끝나자 도시는 텅 비어버렸다.
이후 터키와 북키프로스는 키프로스공화국(이하 키프로스)과 마주한 이곳에 철조망을 두르고 민간인의 출입을 금지했다.
그 결과 세계적 휴양지였던 바로샤는 1974년 이후 46년째 사람이 살지 않는 유령도시가 됐다.
옥타이 부통령은 "불행히도 이곳은 버려졌고 건물은 무너져 가고 있다"며 "바로샤가 이곳의 경제를 활성화하는 방법으로 다시 살아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터키와 북키프로스의 관계자들이 바로샤 재개발을 위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다만, 키프로스는 물론 북키프로스와 터키 내에서도 바로샤 개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우리나라의 비무장지대(DMZ)처럼 수십 년 간 사람이 출입하지 않은 덕에 야생 동·식물의 보금자리가 된 터다.
자연보호단체들은 바로샤를 현 상태로 두고 되살아난 생태계를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