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제안했던 孫, 정치적 부담 어쩔 건가" 비난 여론 비등
3당 의원 20여명 교섭단체 꾸려 孫 압박…'선거구 획정' 논의 참여
'호남 합당', 손학규 거부에 좌초 위기…공동교섭단체 우선 추진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의 비토에 17일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의 통합이 또다시 좌초 위기에 놓였다.

호남을 지지 기반으로 하는 이들 3당의 의원들은 일단 공동교섭단체를 구성, 2월 임시국회에서 통합 행보를 시작하면서 손 대표를 향해 합당 추인을 계속 촉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호남 신당의 창당은 결코 새로운 일이 될 수 없다"며 "선거 편의를 위한 지역주의는 우리의 선택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합의문 추인은 신중한 문제이고, 폭넓은 국민·당원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판단하에 오늘 최고위에서의 심사를 보류했다"고 설명했다.

손 대표는 '보류'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민주통합당' 당명으로 이날까지 합당키로 한 사흘전 3당 간 합의를 사실상 거부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합의문에 현 대표 3인이 구성하는 공동 지도부의 임기를 오는 28일까지로 하는 조항을 당헌 부칙에 담는다는 내용을 명시했는데, 이에 대해 손 대표가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 대표의 발언으로 3당 간 통합 협의도 재논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에 이은 '원내 3당'을 만들어 4·15 총선에서 '기호 3번'을 확보하려던 3당의 구상도 실현이 불투명해졌다.

지난 5일 통합 추진을 공개 선언했던 손 대표가 '갈지자(之) 행보'를 보이며 입장을 뒤집은 데 대한 비판도 나온다.

바른미래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3당 통합을 먼저 제안했던 손 대표가 합의를 결렬시킬 경우 정치적 부담과 비난을 어떻게 피해갈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호남 합당', 손학규 거부에 좌초 위기…공동교섭단체 우선 추진
대안신당 최경환 대표는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대안신당은 통합 합의문을 최고위 의결로 추인할 것"이라며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더 지체하는 것은 피로감을 넘어 불신감만 높이고, 통합 시너지도 발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통합 대의에 동의한 3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합동 의원총회를 개최, 통합 논의와 별개로 공동구섭단체 구성을 추진한다.

최 대표는 "지난 주말 3당과 무소속 의원들이 참여하는 공동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20명 이상의 의원 서명이 이뤄졌다"며 "오늘 합동 의총에서 교섭단체 명칭을 확정하고, 대표 의원을 결정해 국회사무처에 신고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섭단체에는 3당 의원 28명 중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 의원 7명과 박선숙 의원이 불참하고, 무소속 이용주 의원이 참여할 것으로 보여 총 의석수는 21석 안팎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평화당 박주현 통합추진특별위원장은 통화에서 "통합 작업과 관계없이 2월 임시국회 대응을 제대로 하려면 교섭단체 구성이 필요하다"며 "손 대표를 상대로 한 협상도 더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호남 합당', 손학규 거부에 좌초 위기…공동교섭단체 우선 추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