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타고 있는 한국인을 국내로 대피시킬 전세기가 조만간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중국 우한 교민과 마찬가지로 격리시설에서 14일간 보호관찰을 받게 될 전망이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크루즈선에 계신 승객과 승무원이 귀국을 희망하고 일본 당국 등과 협의가 원만하게 진행된다면 국내로 오실 수 있다"고 밝혔다. 크루즈선에 탑승한 한국인은 승객 9명, 승무원 5명 총 14명이다. 이들 중 감염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 14명 중 국내 연고자는 3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들에게 귀국 의사를 묻는 조사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일본 당국과 이송과 관련해 협의를 하고 있다. 중국과 달리 일본 입장에서는 타국 전세기에 대한 정치적 거부감은 없는 만큼 협의 과정은 순탄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우한 교민 이송 때와 비교했을 때 이번엔 인원 수가 적어 민항기 대신 공군수송기 투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공군 2호기나 수송기를 동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지와 관련해 "현재 구체적으로 검토된 바는 없다"며 "정부 차원에서 관계 부처와 협의해 나가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공군 관계자는 "군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언제든 수송기를 띄울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며 "정부 결정이 내려지면 신속히 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이들이 귀국하면 격리시설에서 지낼 전망이다. 김 본부장은 "3700명 정도가 머문 크루즈에서 10% 정도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위험이 매우 높은 공간에 노출됐다는 점, 적지 않은 시간 동안 노출됐다는 점, 다른 크루즈 사례에서 보듯 처음에 음성으로 확인됐으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이후에 확진자가 나왔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험요인이 있다"며 "최종적인 논의가 있어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상당한 위험이 있을 것으로 보고 우한교민의 예와 마찬가지로 격리된 공간에서 14일 정도 보호관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고립돼있던 미국인들을 태운 미국 정부의 전세기 2대는 각각 이날 오전 6시 30분과 6시 45께 하네다 공항을 출발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탑승했던 미국인 400여명 가운데 300여명이 하선해 미국으로 귀국하기를 희망했다. 이밖에 호주, 이탈리아, 홍콩, 대만, 캐나다도 전세기 운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