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생 학부모들이 학교 설립을 허용해 달라며 주민들 앞에서 무릎 꿇고 호소해 화제가 됐던 서울 강서구 서진학교가 다음달 개교한다. 서울교육청이 2013년 11월 학교 설립을 처음 예고한 지 6년3개월 만이다. 학교 하나를 세우는 데 보통 3년 정도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 배 넘는 시간이 든 셈이다.

서울교육청은 서진학교를 비롯해 유치원 15곳, 초등학교 1곳, 중학교 2곳 등 19개 공립학교가 다음달 1일 문을 연다고 18일 밝혔다. 서진학교에는 올해 지체장애학생 139명(29학급)이 다닌다. 애초 서진학교는 2016년 3월 개교할 예정이었다. 인근 마곡지구로 이전한 공진초등학교가 남긴 건물을 활용하기로 한 터라 ‘빠른 설립’이 기대됐다. 그러나 주민의 반대가 극심했다. 지역구 국회의원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서진학교 터에 국립한방병원을 짓겠다고 공약하면서 서진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더 커졌다.

반대 여론을 잠재운 이들은 장애학생 부모였다. 2017년 9월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장애학생 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서진학교 설립을 호소했다. 이 모습을 담은 영상이 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서진학교 설립을 지지하는 여론이 높아져 서진학교 설립이 확정됐다.

서울교육청은 중랑구에도 특수학교(동진학교) 설립을 추진 중이다. 동진학교는 교육청과 중랑구가 위치를 두고 줄다리기를 벌여 개교가 늦어졌다. 교육청은 작년 3월 중랑구 신내동 313과 314에 동진학교를 짓기로 결정하고 땅 주인들과 협의까지 마쳤으나 구가 반대했다. 결국 중랑구 뜻대로 부지가 신내동 700으로 옮겨졌고 교육청과 중랑구의 막바지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