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는 이달 초 수백 개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예상보다 주문이 많아 재고가 바닥났다. 3주가 지난 18일까지도 판매를 재개하지 못한 품목이 적지 않다. ‘GAP 토마토’(2㎏)는 주문이 작년 2월에 비해 세 배 급증해 거의 매일 ‘완판’된다. ‘벽제갈비 한우 설렁탕’ ‘파워닭 닭가슴살’ 등 일부 밀키트 제품도 동났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최근 한 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며 “반찬, 간편식, 수산물, 우유 등의 판매가 급증해 상품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고 전했다.
'코로나19'에 외식 대신 집밥…e커머스선 밀키트·신선과일 매일 완판
외식 대체…밀키트 매출 급증

지난달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1호 환자가 발생한 지 한 달.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밥은 집에서 먹고, 쇼핑은 온라인으로 하고, 야외활동은 자제하는 게 일상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정상적인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을 당부할 정도다. 하지만 ‘집 밖은 위험하다’는 인식이 금세 사그라들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주요 유통사 판매, 매출 데이터가 이런 분위기를 보여준다.

e커머스 기업 티몬에선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밀키트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약 4.3배 늘었다. 밀키트는 재료가 다 손질돼 있어 간단한 조리 과정만 거치면 요리를 완성할 수 있는 상품이다. 판매 상위 품목에는 국, 탕 등 한식보다 레스토랑에서 주로 파는 양식 메뉴가 많았다. 스페인 새우 요리 ‘감바스 알 아히요’가 가장 잘 팔렸다. 매출 증가율이 677%에 달했다. ‘비프스테이크’와 ‘크림빠네파스타’ ‘밀푀유나베’ 등도 인기 제품이었다. 티몬 관계자는 “외식을 대체할 수 있는 밀키트 주문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마트에서도 식품은 더 팔려

코로나19 발생 이후 손님이 급감한 대형마트에서도 식품 판매 실적은 나쁘지 않다.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7일까지 롯데마트에선 밑반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3% 증가했다. 김치(12.5%), 컵밥(9.5%), 죽(8.8%), 라면(7.7%) 등도 많이 팔렸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최근 한 달 새 전체 매출이 13.2%, 방문객 수는 15.5% 빠졌는데도 식품 매출은 비교적 잘 나온다”며 “집에서 밥을 해먹는 사람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에서도 삼겹살 등 돈육 판매가 24.1% 급증했고 양배추(55.3%), 당근(34%), 양파(18.9%), 오이(17.1%) 등도 판매가 크게 늘어 이 같은 설명을 뒷받침했다.

유·아동 의류·보디 용품도 인기

유·아동 관련 상품 판매가 온라인에서 급증한 것도 눈에 띈다.

G마켓에서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주니어 의류 브랜드 매출은 288% 급증했다. 아동 잡화 매출 또한 증가율이 415%에 달했다. 아이를 둔 부모가 새 학기를 앞두고 온라인으로 아이들 옷과 신발, 가방 등을 많이 구매한 결과다. 이들은 코로나19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분석된다.

위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비누 샴푸 보디워시 등과 같은 보디·헤어 관련 상품 판매도 35% 증가했다. 마스크, 손세정제만으로는 불안해 몸을 더 깨끗하게 씻으려는 사람들의 구매가 늘어난 영향이다. 면역력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건강기능식품 판매도 늘었다. 이마트에선 건강기능식품 매출이 16.7% 증가했다. 대표적 건강기능식품인 홍삼, 인삼 매출은 12.4% 늘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