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은 다소 둔화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 전문가팀의 현장조사 지역에서 진원지인 후베이성을 제외해 바이러스 원인을 둘러싼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18일 0시 기준 전국에서 7만243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1868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17일 하루 동안 확진자는 1886명, 사망자는 98명 늘었다. 중국 전역의 신규 확진자가 2000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29일 이후 19일 만이다. 발병지인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의 확진 환자와 사망자는 각각 5만9989명과 1789명으로 집계됐다.

우한시 정부는 이날 기존 조사의 허점을 인정하고 시민 1100만여 명에 대해 전수조사를 다시 시행하겠다고 나섰다. 경증 환자를 치료하는 야전병원 열 곳을 추가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를 포함하면 경증환자 수용 병상 수는 1만1465개로 늘어난다.

우한에선 류즈밍 우창병원 원장이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다가 감염돼 이날 세상을 떠났다. 우창병원을 비롯한 거점병원 의료진은 한 달 가까이 과로에 시달려 왔다. 신경보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된 의료진이 지난 11일 기준 3000명을 넘었으며 5명이 사망했다.

한편 코로나19 조사를 위해 중국에 파견된 WHO 전문가팀은 중국 정부와의 협의 결과 베이징, 광둥성, 쓰촨성만 방문하기로 했다. 총 12명의 전문가팀은 중국 전문가 12명과 함께 17일 베이징을 시작으로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처음으로 발생한 우한이 있는 후베이성을 뺀 조사가 실효성이 있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애덤 캄라트 스콧 호주 시드니대 보건학 교수는 “이번 일정 때문에 중국이 진실을 숨기려 한다는 인상이 더 강해질 것”이라며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주장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SNS에선 우한바이러스연구소의 관계자가 실험동물들을 빼돌려 화난수산물시장에 팔아 코로나19가 터졌다는 글들이 퍼지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당국은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

WHO는 전문가팀 팀장을 제외한 나머지 구성원의 명단도, 조사 합류를 요청해 온 미국 전문가팀의 합류 여부도 여전히 밝히지 않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후베이성은 지금 코로나19와 맞서는 중대한 시점이어서 전문가팀을 맞을 시간과 인력이 부족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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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